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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는 지난 10일 밤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논란에 휩싸였다. 주전 포수 양의지 때문이었다.
사실 이 일이 단순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커진 건 김태형 두산 감독이 곧바로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 질책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기 때문이었다. 당시 김 감독은 7회초 상황과 연관지어 얘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같은 포수 출신으로, 신인 투수의 공을 성의 없게 받길래 '지금 뭐하는 것이냐'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해당 경기의 감독관과 심판조로부터 경위서를 받았다. 이날만 특별히 경위서를 받은 것은 아니다. 보통 경기 중 판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거나, 선수 퇴장 혹은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면 KBO가 경위서를 받는다. 전후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유독 두산 선수들이 판정에 대한 어필을 많이 한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 문제가 불거진 10일 경기에서도 양의지 바로 앞 타석에서 김재환도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의아하다는 듯 불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양의지 뿐만 아니라 김재환의 불만섞인 모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오재원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비슷한 상황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오재원은 지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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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출신 한 야구 관계자는 "두산은 뭐라 설명하기 힘든 특유의 끈끈함이 있는 팀이다. 다른 팀보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들이 많아 그런 것 같다. 요즘 심판 판정을 두고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보니 서로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독 두산에만 승부욕이 강한 선수가 많다고 보긴 어렵다.
현장의 한 야구인은 "두산 선수들이 얄밉게 야구를 잘 한다. 특정 선수가 자주 부각되는 건 해당 선수에게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두산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에게 '(심판에게)자극적인 어필을 하거나 항의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필요 이상의 동작을 취하게 된다. 다른 팀보다 두산이 빈도가 잦은 걸 보면,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 표출이 불거진 팀은 두산 말고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지난해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고, 올해에는 채태인이 배트를 던지는 동작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심판과 선수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현장에선 "선수들이 상대와 싸워야지 심판과 싸우려고 한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가장 중요한 판정의 공정성 유지, 신뢰 회복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