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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감이 살아나고 있다. 부진은 이미 잊었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가 시즌 초반 기 막힌 반전을 이뤄냈다.
두산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7대6으로 승리했다. 최근 6연승. 어느덧 11승3패다. 10개 구단 중 승리 쌓는 속도가 가장 빠르고, 투타 밸런스가 압도적이다. 단독 선두 질주마저 불안감 없이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5회초 두산이 김민혁의 2타점 2루타 등을 포함해 3점을 추가하면서 스코어 4-5, 1점 차까지 쫓는데 성공했다. 패색이 짙던 두산이 조금씩 역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6회초 마침내 역전 찬스가 왔다. 3번 박건우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타자들이 끈질기게 삼성 투수들을 괴롭혔다. 1아웃 이후 김재환이 7구 승부 끝에 볼넷 출루했고, 다음 타자 양의지가 6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김재환은 곧바로 3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오재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찬스가 무산되는듯 했지만, 양의지가 2루 도루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2사 주자 2,3루. 타석에는 7번타자 김재호가 섰다. 삼성 최충연을 상대한 김재호는 승부를 풀카운트까지 끈질기게 끌고갔다. 그리고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최충연의 149km짜리 빠른 볼을 과감하게 노려쳤다. 노림수가 통한 순간이었다. 이 타구는 멀리 뻗어 대구 구장의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홈런 한 방으로 승부를 끌어온 두산은 철벽 불펜을 내세워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재호의 시즌 2호 홈런이 결승포가 됐다. 공교롭게도 시즌 첫 홈런도 승리 상황에서 나온 스리런 홈런이었다. 지난 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두산이 2-1,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있던 6회말 LG 최동환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렸고 이후 두산이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홈런이 터졌다. 김재호는 홈런이 많은 타자가 아니다. 통산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던 것이 2016~2017시즌 2년 연속 7홈런을 때렸을 때다.
하지만 시즌 초반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김재호의 홈런 2방이 터졌다. 개막 이후 5경기에서 안타 없이 9타수 무안타 침묵했던 김재호는 타격 부진으로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4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 20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완벽히 살아난 모습이다. 김재호의 반전이 두산 타선 전체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대구=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