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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오타니, 본색을 드러낸 2사후 홈런 2개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4-06 06:04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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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이던 2014년, 오타니 쇼헤이(24)는 '투수'로 11승을 거두고 '타자'로 홈런 10개를 터트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입단할 때 투타 겸업, '이도류'를 공표해 화제를 모았는데, 허언이 아니었다. 투수와 타자, 두 가지 재능을 타고난 오타니는 한쪽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투타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프로에선 한쪽을 선택한다. 분업화와 전문화가 이뤄진 프로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한쪽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 고교 졸업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민하던 오타니를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과 니혼햄 구단은 '이도류를 지원하겠다'고 설득해 유니폼을 입혔다. '슈퍼 루키'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두고, 재일교포 야구인 장 훈씨 등 일본야구인들은 투수에 집중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프로에선 '이도류'가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오타니는 보란듯이 2016년 10승(4패)을 따내고, 22홈런을 기록하며 니혼햄은 퍼시픽리그,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하면서,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결국 지명타자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의 LA 에인절스가 오타니의 선택을 받았다. 이 때도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리그보다 수준이 높은 메이저리그에선 투수에 전념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첫 해, 시즌 초반부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린블랜드 인디언스전. 8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B1S에서 바깥쪽 높은 직구를 때려 에인절스타디움 가운데 펜스를 넘겼다. 타구는 시속 100마일(약 161km) 속도로 122m를 날아갔다. 상대 투수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코리 클루버였다.

0-2에서 2-2를 만든 동점 홈런이고,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에인절스는 연장 13회 혈투 끝에 3대2로 이겼다. 오타니의 동점 홈런이 승리의 발판이 된 셈이다. 오타니는 연장 10회 안타를 추가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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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2점차로 뒤져있고 주자가 득점권에 있어 1점이라도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타구를 보면서 혹시 몰라 전력질주를 했다"고 했다.

전날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다. 3경기에서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2개가 2사에서 나왔고, 팀 승리로 연결된 영양가있는 한방이었다. 4일 첫 홈런은 3-2로 앞선 1회말 2사 2사 2,3루에서 터졌다. 13대2 대승의 물꼬를 튼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지난 2일 원정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첫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1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데뷔승을 거뒀다. 선발 등판 후 타자로 나선 두 경기에서 5안타(2홈런), 5타점을 쏟아냈다. 투수를 겸하는 8번 타자가 아니라, 3~5번 중심타자 성적같다.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같은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데뷔 시즌에 '10승-10홈런'까지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 오타니를 보면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린다.

오타니는 9일 오클랜드전에 선발 등판한다. 투수로는 홈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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