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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했던 이가 팀을 살릴 때의 감동은 훨씬 커진다.
정용운이 로맥에게 홈런을 맞고 무너질 때만해도 전날과 같은 상황이 될 것 같았다. 4회말 한승혁이 마운드에 올라올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승혁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150㎞가 넘는 빠른 공과 낙차큰 포크볼을 가졌지만 제구가 불안해 항상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던 유망주. 아무리 공이 빠르더라도 SK의 파워를 버티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1군으로 콜업된 것도 박정수와 문경찬이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라 불펜진에 투수가 모자랐기 때문. 하지만 한승혁은 보란듯이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153㎞의 빠른공과 포크볼, 커브 등으로 SK 타자들을 요리했다.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더욱 그의 피칭을 빛나게 했다.
한승혁이 SK의 득점을 차단하는 동안 KIA는 타선을 재정비했고, 8회말 대거 4점을 뽑아 6-6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0회초 이범호의 역전 솔로포와 버나디나의 2루타 등으로 3점을 뽑고 9대6으로 승리했다.
한승혁의 2018시즌 출발은 팬들에겐 놀라움 그자체였다. 이제 꾸준히 그 모습을 유지하면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