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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박병호는 여전히 박병호였다.
힘과 기술로 만들어 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박병호가 여전히 강력한 홈런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민우의 속구는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몸쪽으로 제구가 됐다. 박병호도 타이밍이 약간 늦었다. 제대로 풀스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순간적으로 오른팔을 약간 접은 채 빠른 몸통 회전으로 타구를 받아쳤다. 보통 타자였다면 뜬공 범타나 파울이 되었겠지만, 박병호는 임팩트 순간의 힘을 바탕으로 홈런을 만들었다.
이 장면에 관해 박병호는 "사실 타이밍이 늦어서 홈런을 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쳤으면 보통 파울이 되거나 범타다. 그 찰나의 순간에 머리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런 타격 연습을 예전부터 많이 해 몸이 먼저 반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마친 박병호는 "시범경기지만, 늘 정식 경기라고 생각하며 임하고 있다. 이제 개막 전까지 최대한 적응을 마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고척돔에서도 마찬가지다. 적응이 덜 됐다거나 야구장이 어색하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계속 내 타격 폼을 유지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는 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