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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고삐'를 다시 조여라.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통합우승의 단꿈을 이제는 접고, 2018년 새 시즌을 원점에서 시작할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2년만에 다시 1월 체력테스트를 부활시킨 것도 이런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김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KIA 선수들은 베테랑이나 신참할 것 없이 열심히 체력테스트 통과를 위한 개인훈련을 진행했다.
김진우 본인 뿐만 아니라 KIA 구단에도 데미지가 큰 결정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거침없었다. 비록 조금 손해를 볼 지언정, 선수단에게 '자기 관리'와 '약속의 의미'에 대해 전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2015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첫 해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더욱 신경 썼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이 원하는 기강과 분위기의 확립이 필요했던 시기다.
이후 3년이 지났다. 그 사이 KIA는 2017년 초반 체력테스트를 한 번 건너 뛰는 결정을 했다. 오히려 이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미 2015~2016년 체력테스트를 경험한 KIA 선수들은 이제 각자 몸관리에 관한 노하우가 쌓였고, 거기에 적절한 휴식까지 병행한 덕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올해 다시 체력테스트를 부활시켰다.
결국 이번 체력테스트 역시 만만히 볼 게 아니라는 뜻이다. 자칫 '제2의 2015 김진우'처럼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다.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내용을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탈락하게 되면 스프링캠프 참가는 물거품이 된다. 2군 캠프카서 훈련할 수는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 결국 엄청난 손실이다. 이미 선수들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비를 철저히 했다. 그래도 '예외'는 늘 있을 수 있다. 과연 부활한 체력테스트에서는 탈락자가 나올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