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니퍼트(37)가 해를 넘겼지만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0년대 두산 베어스 중흥을 이끈 주역이었지만 세월의 무게는 무겁기만 하다. 국내 팀 이적도 쉽지 않고, 해외리그 진출도 여의치 않다.
외국인 선수에게 재계약 통보를 하게되면 전년도 연봉의 75%를 최소한 맞춰줘야 한다. 니퍼트의 2017년 연봉은 210만달러로 역대 외국인 최고몸값이었다. 두산은 대폭적인 삭감을 예고했지만 양측은 제대로된 연봉협상조차 가지지 못했다. 협상을 하기도전에 '린드블럼 이슈'가 튀어나왔다. 두산이 마음에 뒀던 금액, 니퍼트의 희망연봉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는 "고심끝에 린드블럼을 선택했다. 니퍼트가 좋은 선수지만 나이도 있고, 최근 들어 구위가 약간씩 하향세였다.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구단으로선 힘든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며 일부 팬들의 니퍼트 복귀 요구에 대해선 "팬들의 입장에선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얘기다. 니퍼트는 두산과 두산팬들에게 훌륭한 선수였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도전(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이 어렵고, 일본프로야구 등도 나이 때문에 힘들다. 국내 팀들도 제각각 외국인투수 영입을 마무리 추진중인 선수들이 있다. 올시즌 은퇴 선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5월이나 6월쯤 대체선수로 KBO리그에서 뛸 가능성도 있지만 이를 위해선 특정팀에 소속돼 계속 마운드에 오르고 있어야 한다. 니퍼트는 아직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도 밝힌 바 있지만 본인이 원한 시기는 몇 년뒤였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까지 7년 동안 두산에서 94승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100승에 6승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