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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바뀌어도, 결국은 돈 문제를 풀어야 한다.
결국 준척급 FA 선수들의 이동에 한계가 있는 제도의 허점을, 구단들 스스로 풀어나가게 된 상황이다. 이는 또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서 얘기만 나오던 'FA 등급제'와 연결된다.
그런데 보상선수를 안 받는다면, 등급제가 생긴다면, 활발한 이동이 일어날까. 최근 추세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최근 보상선수 없는 이적 허용 트렌드는 다양한 원인에 있다고 봐야한다. 넥센은 현금 확보를 우선시 하는 듯 하고, 롯데와 kt은 선수가 넘쳐나 해당 선수를 전력 외로 판단한 상황에서 보상금이라도 받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결과다.
롯데 구단에 이적의 길을 터달라고 요청한 최준석을 보자. 그의 올해 연봉이 4억원이다. 보상금만 12억원이다. 만약, 최준석에게 30억원을 투자하는 구단이 있다고 한다면, 보상금까지 42억원이 들어간다. 보상금을 생각하면 이적을 원하는 선수는 자신의 몸값을 확 낮춰야 한다. 자존심이고, 생계 문제이고 그렇게 안하면 옮길 수가 없다.
등급제가 생긴다고 해도 비슷하다. 최준석(34)의 나이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보상금 100%+보상선수 또는 보상금 200%로 보상 규정이 완화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해도 보상금이 8억원이다. 아무리 등급제가 생긴다고 해도 이전에 큰 규모의 계약을 했거나, 어느 정도 성적을 낸 선수들이 무상으로 팀을 옮기는 규정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연봉을 떠나 보상금 규모 만으로도 다른 팀들이 선수 이적에 엄두를 못 낸다는 것이다. 채태인도 연봉이 3억원이나 된다. 선수가 계약 기간 2년, 연봉 1억원을 받기로 해 구단이 10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데려온다면 성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1억원만 받고 뛸 일은 절대 없으니 풀기 힘든 난제다.
냉정한 프로 세계에선 FA도 같은 FA가 아니다. 최상위급 선수들의 계약을 보고 '나는 억울하다'고 한다면, 아까운 시간만 흐르고 기회만 놓칠 수 있다. 보상선수 문제 해결, 등급제도 좋지만 결국 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