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신임총재 내정자앞에 놓인 현안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11-29 21:36


◇2008년 3월 30일 프로야구 개막전(두산 베어스-우리 히어로즈)에서 객원 해설을 맡았던 당시 모습. 정운찬 KBO 신임 총재 내정자-이병훈 해설위원. 스포츠조선DB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9일 이사회를 열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70)를 KBO 신임 총재로 내정했다. 서면결의를 통해 총회 인준을 거치면 내년 1월 1일부터 새 총재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 내정자는 29일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결단을 내렸다. 한달전쯤 이야기가 잠시 오갔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야구는 좋아하지만 행정은 잘 모른다. 또 내부사정도 모른다. 많은 분들로 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경제학 박사로 서울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고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지금은 공직에서 물러나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예전부터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으로 널리 알려졌다.

매년 총재 자리가 공석이 될 때마다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는데, 마침내 야구계 수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O 총재는 KBO리그 전반을 아우르는 리그 커미셔너다. KBO리그는 올해 840만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수년간 관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프로야구 인기는 나날이 높아져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가 됐다.

하지만 명암이 공존한다. 선수들의 승부조작 등 일탈행위가 끊이지 않고, 최근에는 심판의 비위행위 등으로 여론의 큰 질타를 받았다. 비위 심판 은닉은 무혐의로 밝혀졌지만 도덕적인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이로 인해 구본능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두하기도 했다. KBO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바닥까지 떨어져 있다. 투명한 행정을 통해 이를 끌어올려야 한다.

구단들의 재정 건전성 강화도 숙제다. 리그 전체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고액 FA(자유계약선수), 고액 외국인 선수 등 지출은 매출 증가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모기업에 기댄 구단 운영은 언젠가는 구멍이 생기게 마련이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선 통합마케팅 등 파이를 효과적으로 키우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내년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되면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머니 게임'이 연출될 것이다. 야구관련 인프라와 팬서비 확충에도 구단과 KBO의 역량을 고루 분산시켜야 한다.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 FA 등급제 신설 등 KBO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경쟁력 제고도 고민해야 한다.

정 내정자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다. 야구에 대한 애정을 뛰어넘는 열정과 행정가로서의 결단력과 추진력. 그리고 팬들의 마음을 녹이는 감성까지 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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