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두산 "김현수와 협상 없었다. 오버페이 NO"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11-28 22:20


2017 시즌을 마친 김현수가 지난 10월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0.19/

대형 FA들의 행선지가 속속 결정되고 있다. 지난 28일 민병헌이 롯데 자이언츠와 4년간 8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강민호는 롯데를 떠나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손아섭은 롯데에 남았다.

스토브리그에 앞서 미국 유턴파로 분류된 황재균과 김현수. 이들 외에 현상중이던 세 명의 국내파 대어급 FA는 모두 둥지를 찾았다. 황재균은 일찌감치 kt 위즈와 4년간 88억원에 계약했다.

이제 김현수만 남았다. 김현수는 올해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트레이드 돼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었지만 주로 백업 외야수였다. 사실상 메이저리그에서 러브콜을 다시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마이너리그 행을 감수해야하는 스플릿 계약에 대해선 누구보다 그 폐해를 잘 알고 있는 김현수다.

KBO리그 유턴 가능성이 크지만 김현수는 정중동이다. 미국쪽 상황을 여전히 지켜보고 있다.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와는 아직 제대로된 협상조차 없었다. 두산은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선수의 마음을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 관계자는 28일 "김현수가 뛰어난 선수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우리 프랜차이즈 스타로 상징성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오버페이를 하면서까지 영입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김현수가 인사차 구단을 방문했지만 협상은 없었다. 김현수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복귀를 강하게 희망한다면 이후 협상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내 입지가 약화돼 국내 유턴이 가시화됐을 때부터 두산은 초지일관 오버페이는 안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수로선 섭섭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또한 프로의 생리다. 김현수가 KBO리그로 돌아오게 되면 현재로선 행선지가 지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외야수 보강이 시급하고 대어급 외부FA에 관심을 표명한 팀은 LG 트윈스가 유일하다. LG는 김현수 손아섭 민병헌 등 대형 외야수 셋을 리스트업해 영입을 검토한 바 있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외야자원이 풍부하다. 김재환 박건우, 두 기둥에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이 있고 내년 9월이면 정수빈이 군복무를 마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손아섭이 98억원을 받는 상황에서 김현수의 눈높이는 말하지 않아도 100억원 이상일 것이다. 100억원 이상은 사실상 옵션 등을 포함하면 천문학적 액수, 거의 무한대를 의미한다. 두산 구단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미국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전히 도전의지는 강하다. 하지만 2년간 미국에서 찬밥 더운밥을 먹었다. 매정하기 이를데 없는 곳이 메이저리그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현수다. 메이저리그가 붙잡는데 유턴하는 선수는 없다. 못 버티면 올 수 밖에 없다. 친정팀과의 협상만 놓고 본다면 느긋한 쪽은 오히려 두산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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