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옮긴 '야구인 2세' 선수들, 도약 계기 만들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11-23 11:33


◇유원상과 유민상, 이성곤(왼쪽부터)은 야구계 대표적인 '2세 선수'다. 유원상-민상 형제는 경찰청 유승안 감독의 아들이고, 이성곤의 아버지는 이순철 SBS해설위원이다. 이들은 2차 드래프트에서 새팀의 부름을 받았다. 스포츠조선 DB

새 기회를 얻은 '야구인 2세 선수'들은 과연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현재 KBO리그에는 왕년의 대스타를 아버지로 둔 '2세 선수'들이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2세 선수'가 바로 넥센 히어로즈의 이정후다. 올해 막 프로에 입문했지만, 뛰어난 기량과 스타성을 보여주며 리그 신인상을 받았다. 시즌 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야구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무대에서도 맹활약했다. 그는 바로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호타준족형 선수였던 '야구천재' 이종범의 아들이다.

그런데 사실 이정후는 '야구인 2세 선수' 라인의 막내다. 워낙 빼어난 성적을 내다보니 이미 프로 데뷔를 한 형님들보다 더 주목받았을 뿐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난 22일 비공개로 진행됐던 2017 KBO 2차 드래프트에서 지금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야구인 2세 선수'들이 새로운 팀에서 기회를 얻게 됐다. 그들은 바로 유원상(31)-민상(28) 형제, 그리고 이성곤(25)이다. 유씨 형제의 부친은 현 경찰야구단 유승안 감독이고, 이성곤의 아버지는 이순철 SBS해설위원이다. 유 감독이나 이 해설위원 모두 현역 시절 뛰어난 활약으로 '레전드'반열에 오른 인물들이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이들 세 명은 모두 새로운 팀의 부름을 받았다. 어느덧 프로 입단 12년차가 된 투수 유원상은 NC 다이노스가 1라운드에 찍었다. 올해 kt 위즈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른 유민상도 KIA 타이거즈가 데려갔다. 또 워낙 두터운 야수진 때문에 두산 1군 진입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던 이성곤은 삼성 라이온즈로 가게 됐다. 선수 생활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새 팀에서 출전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는다면 이들 역시도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유원상을 영입한 NC는 "즉시 전력감이다"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2006년 한화 이글스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유원상은 꾸준히 선발로 나왔지만,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그러다 2011년 LG로 트레이드 된 뒤 중간계투로 변신해 2012년 평균자책점 2.19에 21홀드를 달성했다. NC에서 중간 계투 필승조를 맡게 될 것이 유력하다. 경우에 따라 선발 전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유민상은 타격에 재능이 있다. 올해도 퓨처스리그에서 kt위즈 소속으로 67경기에 나와 타율 3할6푼7리(207타수 76안타)를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KIA 측은 "내야 뿐만 아니라 외야도 가능하다. 타격에 강점이 있어 대타 요원 등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유민상에게 기대를 건다.

2014년 두산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외야수 이성곤은 셋 중 가장 어리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도 마쳤는데, 워낙 두산의 외야 선수층이 두터워 좀처럼 1군 진입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실력만큼은 출중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76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2리(239타수 77안타)에 15홈런 52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펀치력에 스피드까지 지녀 1군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 삼성에는 이미 중견수 박해민과 우익수 구자욱이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는데, 좌익수 김헌곤은 타율이 2할6푼4리에 불과하다. 또 박해민 역시 군복무 문제가 걸려 있다. 그래서 이성곤에게도 출전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새 팀에서 얻은 기회를 어떻게 살릴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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