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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로선 적잖은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2)이 가을야구 들어 마구 흔들리고 있다. 후반기 잠시 구위를 되찾는 듯 했으나 결정적인 순간 부진의 늪을 헤매고 있다. 내년 재계약 가능성마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보우덴은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투구수는 70개였고, 5회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됐다. 팀은 3대6으로 지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우위를 내줬고, 보우덴은 패전투수가 됐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보우덴과의 재계약에 대해 "가을야구 활약이 재계약에 있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재계약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지만 고려 요소가 시즌 막판에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에 더해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선보이면 재계약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결과적으로 보우덴은 팀 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도 가장 중요했던 2경기를 망친 셈이다.
최근 보우덴의 가장 큰 고민은 변화구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직구는 140km대 중반을 꾸준히 찍었다. 보우덴은 변화구로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다양하게 섞는데 대부분 높게 제구되거나 날카롭게 꺾이지 않았다. 보우덴은 지난해는 지금보다 2~3km 빨랐던 직구에 직구처럼 오다가 느닷없이 떨어지는 변화구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가장 확실했던 무기가 무뎌진 셈이다.
두산은 내년 니퍼트와의 재계약도 고민해야 한다. 니퍼트는 22승(3패)을 거뒀던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진 올시즌(14승8패)이다. 후반기는 더 안좋았고, 가을에도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37세가 되는 니퍼트의 나이를 감안하면 두번째 외국인 투수는 좀더 확실한 선발감이어야 한다. 보우덴은 로테이션상 한국시리즈 승부가 7차전까지 이어지면 한번 더 등판할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