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LA 다저스가 29년만의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뗐다.
4회초에 동점 홈런을 맞아 1-1이 됐지만, 다저스는 흐름을 잃지 않았다. 6회말 2사 1루 찬스에서 저스틴 터너의 '터너 타임'이 찾아왔다. 카이클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승리를 예감케 했다. 포스트시즌 4홈런 14타점을 쓸어담은 터너는 커쇼에게 승리를 안겼다.
커쇼도 포스트시즌 부진 탈출을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증명했다.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커쇼지만, 아직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은 한번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상하게 포스트시즌 무대만 되면 늘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올해 가을은 조금 다르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차례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17⅓이닝에 피홈런이 무려 6개였지만, 자책점이 7점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실점이 홈런인 것은 아쉬웠다. 정규 시즌보다 더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상대 타자들에게 실투를 던지면 여지없이 홈런으로 이어졌지만, 그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커쇼가 그동안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확실히 다르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4회초 선두타자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던진 포심 패스트볼 실투가 동점 솔로 홈런이 됐지만, 커쇼는 이후 3명의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빼앗은 커쇼는 3안타(1홈런) 1실점으로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 투수가 됐다.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1988년은 커쇼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무관의 제왕'으로 불리는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커리어에 마지막 빈칸을 채울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