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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백용환 대신 이정훈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24일 발표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KIA와 두산 베어스는 모두 포수 3인 체제를 택했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가 30명 등록-28명 출전이 되면서, 출전하는 모든 팀들이 포수를 3명씩 등록하고 있다. 대타나 대주자 등 야수 기용에 있어 훨씬 자유롭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은 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제 3의 포수에 대한 고민을 했다. 사실 경험이나 경력을 놓고 보면 백용환이 훨씬 앞선다. 2013년부터 조금씩 1군 출전 경기수를 늘린 백용환은 2015시즌에는 이홍구와 함께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켰고, 그해 10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정규 시즌 막바지에 무릎 부상을 입었고, 재활에 집중하느라 올 시즌은 거의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재활을 마친 백용환은 후반기 1,2군을 오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래서 백용환을 선택할 것이라 예측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컨디션 때문이다. KIA는 정규 시즌 종료 후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팀 훈련에 들어갔다. 백용환이 단순한 송구나 블로킹 실수 등 연습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김기태 감독이 고심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백용환의 타격감이 좋다면 우타 대타로도 충분히 기용할 수 있다. 장타력이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카드다.
그러나 타격감도 도무지 살아나지 않아 결국 결단을 내렸다. 백용환이 안된다면 신범수도 대체 카드였으나 현재 재활 중이라 결국 올해 신인인 이정훈에게 기회가 갔다.
경희대 출신 대졸 신인인 이정훈은 1군 경기 출전은 4경기에 불과하지만, 2군에서 83경기를 소화한 차세대 포수다. 올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이대은(경찰)은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쳐 우수타자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또 지난달 허세환 감독이 이끈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대표팀 멤버로 출전하기도 했다. 실전 감각이 나쁘지 않고 안정감이 있다는 판단에 한국시리즈 승선 기회가 주어졌다.
물론 이정훈이 경기에 많이 출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승부가 한 팀으로 크게 기울었거나, 작전 상황이 생겼을때 대수비 출전이 예상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