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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하지만 우승을 위한 경기수는 달랐다.
KIA의 김기태 감독과 양현종 김선빈은 나란히 엄지 하나만 치켜들었고, 두산 김태형 감독과 유희관 오재일은 모두 오른손의 손가락 5개를 모두 펼쳤다. KIA는 6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했고, 두산은 5차전을 얘기한 것.
이유와 사정이 있었다.
KIA로선 경기가 길어질수록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두산이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한국시리즈를 치를수록 체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20일을 쉰 KIA는 체력적으로는 7경기를 치를 충분한 몸상태를 만들었다. 빨리 끝내면 좋겠지만 접전을 벌이며 경기수가 늘어나도 KIA로선 손해가 아니다.
두산은 잠실에서 끝내고 싶은 소망을 드러냈다. 두산 유희관은 "양현종 선수가 30년만에 광주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하는데 아마 31년이 걸릴 것 같다"면서 "잠실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과 선수 2명이 모두 5차전, 즉 4승1패로 빠른 승부를 원한 것은 역시 체력이다. 두산은 그동안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 경우가 많았다. 2001년과 2015년엔 우승을 했지만 2005년(삼성)과 2007년(SK), 2008년(SK) 2013년(삼성)엔 전력차와 함께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며 분루를 삼켜야했다. 특히 2013년엔 삼성에 3승1패로 앞섰음에도 이후 3경기서 내리 패하며 우승을 내준 아픔이 있다. 이미 4경기를 치른 두산으로선 속전속결이야말로 우승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일 수밖에 없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