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강백호, 농구 허 훈-양홍석...kt에 봄날 오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24 14:51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경기 전 2018 신인 선수인 강백호가 시타를 하고 있다. 시구는 김민이 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9.28/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남자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 조동현 감독은 22일 열린 전주 KCC 이지스전 종료 후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이었다. 19점을 앞서다 4점차 역전패. 홈 개막 2연패에 시즌 개막 3연패였다. 3경기 연속 4쿼터 역전패에 조 감독은 경기 후 할 말을 잃었다.

그런데 불과 하루 뒤. 조 감독은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의 표정을 지었다.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서 추첨일. kt는 전체 1, 2순위 지명권을 모두 손에 넣었다. 실제 지명은 30일 진행되지만, kt는 사실상 허 훈(연세대)와 양홍석(중앙대 자퇴) 지명안을 확정했다. 아무래도 선배인 허 훈에게 전체 1순위 영광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신인 선수들이 들어온다고 당장 30~40득점씩 하고 농구 판도를 뒤집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선수층이 얇고 3연패로 위축돼있는 kt에는 엄청난 활력소다. 당장 허 훈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이재도의 체력 안배 카드가 될 수 있고, 결정적 순간 돌파 후 어시스트를 해줄 능력도 갖고 있다. 다른 걸 떠나 '농구대통령' 허 재 대표팀 감독의 차남이다. 이 것만으로도 스타 자질을 갖췄다. 먼저 프로에 데뷔한 형 허 웅(현 상무)은 지난 시즌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동생 허 훈이 형보다 훨씬 화려해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중앙대 생활을 1년 만에 끝내고 프로 진출을 선언한 양홍석도 아직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고 있지만, 잠재력으로만 놓고 보면 현재 전주 KCC 이지스에서 뛰고 있는 송교첩다 더 기대가 된다는 얘기들이 많다. 1m95의 장신인데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하고 달릴 줄도 안다. 아마추어 시절 득점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 잠재력을 보고 대표팀 허 재 감독이 올해 열렸던 아시아컵 대표로 선발하기도 했었다.

두 선수가 잘만 성장해준다면 kt 농구는 향후 오랜 기간 가드-포워드 포지션 걱정이 사라진다. 그동인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에서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았던 kt이기에 이번 경사가 더욱 반갑다.


◇허 훈  사진제공=KBL
농구 뿐 아니다. 야구단 kt 위즈도 지난 9월11일 열린 신인 2차지명 회의에서 전체 1순위로 강백호(서울고)를 지명했다.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과 이름이 같고, 고교생이라고 믿기 힘든 타격 능력, 여기에 투수로도 150km 가까운 공을 뿌려 일본프로야구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처럼 투-타 겸업이 가능한가에 대한 이슈 등에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명 회의 전부터 kt가 강백호를 뽑아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결국 마지막 지명을 받기까지 kt는 계속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야구로는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하며 홍보 효과는 커녕, 그룹에 민폐만 끼쳤던 야구단인데 강백호 한 명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김진욱 감독도 "프로 무대는 스타가 필요하다. 강백호는 kt를 대표할 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무리시키지 않는 선에서 투수 겸업도 생각하고 있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게 분명하다.

kt는 내년 시즌 고졸 신인 강백호에게 많은 기회를 줄 예정이다. 중심타자이자 외야수로 키울 계산을 하고 있다. 강백호가 외야 한 자리를 맡으며 중심타선에서 활약을 해준다는 보장만 있으면, kt는 약점인 거포 1루수를 외국인 타자로 데려올 수 있다. 기존 윤석민, 유한준, 박경수 등 타자들을 고려하면 타선은 선배팀들 부럽지 않다.


kt 스포츠는 최근 수년 간 암흑기였다. 야심차게 창단한 야구단은 바닥에만 있었고, 농구단도 최근 수년 간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프랜차이즈 스타 조성민을 창원 LG 세이커스에 트레이드하며 팬심을 더욱 잃었다. 심지어는 e-스포츠에서도 통신 라이벌 SK에 밀렸다. '사격 영웅' 진종오가 외롭게 kt 스포츠를 떠받치고 있었다.

하지만 주종목 야구와 농구에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kt 스포츠에도 봄날이 찾아올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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