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 오지환 군 입대 논란, 핵심 본질은 무엇인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0-24 10:35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10회초 1사 LG 오지환이 첫 안타를 치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9.08/

LG 트윈스와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실타래는 도대체 어떻게 꼬여있는 것일까.

오지환의 군 입대 문제로 LG가 시끄럽다. 23일 오지환이 상무에 지원하지 않고, 내년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 도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LG 구단은 곧바로 "아직 상무 지원 여부를 놓고 선수가 고민 중"이라며 발을 뺐다. 오지환은 90년생으로 올해 만약 상무에 지원하지 않으면 나이 제한 관계로 더 이상 군 야구팀에 지원할 수 없다. 그리고 내년 어느 시점 현역 입대 영장이 날아들 지 모른다. 오지환은 대학, 대학원 진학 등 합법적으로 군 입대를 미룰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사용했다.

이번 상무 입대 지원은 내달 중순 즈음 시작된다고 한다. 때문에 아직 LG와 오지환에게는 시간이 있다. 그러나 선수와 구단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있는 건 맞다.

오지환은 시즌 중반부터 군 입대 문제로 고민을 해왔다. 내년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프로 선수에게 2년 공백을 없애는 건 엄청난 메리트다. 어떤 선수라도 이 기회를 잡고싶어 한다. 이번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젊은 선수들이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이번 대회에서 선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아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각에서는 오지환이 벌써 대표팀 합류가 확정된 것 마냥 행동하느냐고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오지환이 그렇게 자만하고 있는 건 절대 아니다. 오지환은 인생의 모험을 해보겠다는 생각이다. 내년 시즌 상무에 가지 않고 정규시즌 좋은 플레이를 펼쳐 당당히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오지환은 "내 실력이 부족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다면 현역 입대도 불사하겠다"고 했었다. 나름의 배수의 진을 치고자 마음을 먹은 것이다.

하지만 구단은 안정적인 선택을 원한다. 만약, 대표팀에 뽑힌다면 선수나 팀에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그런데 승선 확률을 장담할 수 없다. 또, 대표팀이 100% 금메달을 딴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의 선수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선수 본인은 의욕이 넘쳐 먼 미래를 보지 못할 수 있지만, 구단이 보기에는 상무에서 꾸준히 야구를 하는 게 선수의 복귀 후 미래를 봤을 때 좋다는 판단이다. LG의 한 관계자는 "선수 마음을 왜 모르겠나. 하지만 구단은 여러 선택지 중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 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구단도 선수에게 강요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이듬해부터 풀타임 주전 유격수가 됐다. 그동안 군에 입대할 타이밍을 잡아야 했지만, 계속해서 구단이 "내년 성적을 내야 한다. 1년만 더 뛰고 군대에 가자"고 설득한 게 있다. 오지환 입장에서 "지금까지 구단을 위해 희생했는데, 이 한 번의 선택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한다면 구단도 할 말이 없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했다면 모든 게 수월하게 풀렸을 것이다. 그러나 강정호(당시 넥센 히어로즈) 김상수(삼성 라이온즈)에 밀렸다. 구단은 어떻게든 오지환을 대표팀에 승선시키려 노력했지만 2013, 2014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물론, 구단 말대로 아직 상황이 확실히 정해진 건 없다. 오지환이 고민을 하다 생각을 바꿔 상무 지원을 할 수도 있다. 과연 이 문제는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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