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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함덕주 2015년 포스트시즌의 악몽을 완벽히 지워가고 있다.
함덕주는 2013년 데뷔 첫해 1군의 부름을 받았을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이듬해 1군 31경기에 등판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 함덕주는 두산 불펜진의 버팀목이었다. 셋업맨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8경기에 등판했다. 7승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65(61⅔이닝 25자책점)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그해 두산은 3위로 시즌을 마쳤고,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는 다르다. 함덕주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전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 팀의 5선발로 낙점됐다. 정규 시즌 35경기에서 9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7(137⅓이닝 56자책점)으로 호투했다. 규정 이닝에 6⅔이닝, 10승에 단 1승이 부족했으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동안 두산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5선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4선발 체제로 운용되는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롱릴리프가 되고 있다. 함덕주는 NC와의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등판했다. 6⅔이닝을 소화하며, 2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믿었던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난타당했다. 두산, NC 가릴 것 없이 난타전이었다. 함덕주는 선발 투수들이 일찍 내려간 구멍을 메웠다. 특히, 3차전에선 마이클 보우덴(3이닝 3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을 깔끔하게 지웠다. 데뷔 후 포스트시즌 첫 승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이 된 4차전에선 1⅔이닝 무실점으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2년 사이에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로 성장했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가장 믿고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됐다. 그는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시리즈 MVP 투표에서 총 44표 중 13표를 획득하며, 오재일(28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 정도로 호투가 돋보였다. 이제는 한국시리즈 악몽을 지울 차례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