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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시즌 마지막날까지 1위 KIA 타이거즈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부터 막내까지 팀원 전부가 혼신의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선수들의 피땀은 눈물겨웠다.
그리고 특히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선수들도 있다.
박건우의 지난 2일까지 시즌 타율은 3할6푼6리로 리그 전체 1위다. 지난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1회초 첫타석에서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서 20-20클럽 가입 선수는 남다른 의미다.
시즌초 박건우는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4월 박건우의 타율은 1할9푼1리였다. 마음고생을 하던 박건우는 삭발까지 감행하며 슬럼프 극복에 애를 썼다. 물론 퓨처스리그에 다녀오기도 했다. 이후 벅건우의 5월 타율은 3할4푼1리로 껑충 뛰어올랐고 7월부터 9월까지는 꾸준히 월평균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타율 상승곡선이 팀의 순위그래프와 궤를 같이 할만큼 박건우의 활약은 팀 상승세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시즌 마지막날 잠실 SK전에서는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회 적시타로 1루 출루했지만 우익수 로맥이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대주자 조수행과 교체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야수 중에 박건우가 있다면 투수 중에는 김강률이 있다. 사실 두산의 불펜은 팀의 약점으로 꼽힐만큼 전반기까지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김강률이 살아나면서 경기 후반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됐다. 하체에 힘이 실리는 투구를 하고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고 평균자책점이 7월에는 1.29, 8월에는 2.12, 9월에는 0.59로 좋았고 결국 시즌 말미 마무리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물론 김승회, 김명신 등인 좋은 활약을 보여주긴 했지만 김강률의 활약은 두산 마운드 전체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는 평이 많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마운드에서는 (김)강률이가 잘해줬고 타선에서는 (박)건우와 (오)재일이가 그랬다"고 했다. 하지만 감독 마음에는 한 명 한 명 소중하지 않은 선수가 없다. 그는 "사실 한두 명을 꼽기 힘들다. 골고루 정말 잘해줬다"고 팀 전체를 치켜세웠다.
김 감독의 말처럼 팀 선수 전원이 중요한 역할을 해냈지만 박건우와 김강률의 활약이 눈에 띈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