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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순위 싸움이 한창이다. 그런데 야구계 시선이 벌써부터 시즌 종료 후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 때문이다. 벌써부터 각 구단들이 새롭게 모셔올(?) 영입 후보들을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해외파 가세에 요동치는 판도
아직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도 국내 유턴 가능성이 매우 높다. 2년의 메이저 계약이 종료되는데, 다시 좋은 조건에 메이저리그 계약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두 사람은 자기 포지션에서 확실한 전력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FA 시장 몸값 거품 논란을 떠나, 같은 돈이라면 확실한 성적을 보장해주는 선수가 구단 입장에서는 좋다. 황재균은 준수한 3루 수비에 20홈런 이상, 80~100타점을 해줄 수 있는 타자다. 김현수는 수비와 주루에서는 황재균에 밀리지만, 방망이 실력 하나는 최고 수준이다. 황재균과 비슷한 홈런, 타점에 타율은 3할 중반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KBO 리거 중에서는 손아섭(롯데 자이언츠)과 민병헌(두산 베어스)이 최대어로 꼽힌다.
포수 강민호(롯데)도 있지만, 강민호가 빠지만 야구를 아예 할 수 없는 지경이 되는 롯데이기에 강민호가 우선 순위다. 이대호에게 150억원을 쓴 후 올시즌을 마치고 강민호와 손아섭 두 사람을 모두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손아섭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민병헌도 훌륭한 선수인데, 두산은 민병헌을 대체할 젊은 외야 자원들이 많은 팀이다. 두산은 늘 냉정한, 현실적인 선택을 한다. 대체 가능 자원이 있다고 판단되면, 거액의 FA에 투자를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민병헌도 내년 시즌에는 다른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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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눈치 경쟁, 무조건 뜨겁기만 할까
FA 영입 기간이 아닌데, 선수와 사전 접촉을 하는 건 불법이다. 하지만 각 구단들도 대어들을 놓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일찍부터 여러 구단들이 예비 FA들의 향후 거취 등에 대해 수소문하며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특정 포지션 선수를 원하는 구단 관계자들은 "진짜 그 구단이 그 선수에게 관심 있는 것 맞느냐"며 궁금해 한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기에 다가올 FA 시장이 역대 최고로 과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100억원 시대를 연 가운데 메이저 출신 선수들은 그 이상의 몸값을 요구할 수 있다. 영입하고픈 팀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선수들 몸값은 올라간다.
물론, 의외의 변수가 작용해 시장이 조금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김현수가 시장에 나온다는 전제 하에 빅4를 보면 그 중 3명이 외야수다. 김현수-손아섭-민병헌의 캐릭터가 매우 비슷하다. 공급이 많아 자연스럽게 몸값이 조정될 수 있다. 현재 야구계에서는 손아섭과 민병헌이 수준급 선수라는 건 인정하지만, 몸값 100억원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는 첫 계약이 관심사다. 해당 선수의 몸값이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구단들이 야수들에게 거액을 안기려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야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야수에 비해 투수의 가치가 더 높다. 희소성이 있기 때문. 야수들은 독보적으로 잘하는 선수 아니라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육성이 가능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