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성적 김태균-이대호-박용택, 그들이 간절히 바라는 우승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16 22:27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2회말 2사 1루 한화 김태균이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날렸다. 팬에게 인형을 선물하는 김태균.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11/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LG 류제국과 롯데 박세웅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3회를 마치고 수비에 임하고 있는 이대호.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8.02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LG 박용택이 중견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박용택은 오늘 경기 출장으로 통산 19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10/

KIA 타이거즈 이범호(36)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좋은 동료, 좋은 팀, 좋은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올해는 하늘이 주신 기회다"며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범호는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다음 해인 2000년 입단했다. 한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KIA 소속으로 18년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동안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범호의 동갑내기 팀 동료 김주찬도 프로 18년 만에 첫 우승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다.

야구는 단체 스포츠이면서 선수 능력이 세밀하게 기록되고 평가받는 종목이다. 개인 능력이 모여 팀 성적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우승이 없으면 허전하다. 이범호와 김주찬은 올 해 기회를 잡았으니 행복한 케이스다. LG 트윈스 '레전드' 이병규(43)는 끝내 우승을 해보지 못하고, 지난해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LG 소속으로 17년은 뛴 이병규는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했다. 통산 123승을 거둔 손민한도 우승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올 시즌이 끝나면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이승엽(41)은 삼성 소속으로 4차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2012년 일본에서 복귀해 3년 연속 우승팀 일원이었으니, 타이밍이 좋았다고 해야할 것 같다.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급' 선수 중엔 우승에 목마른 선수가 적지 않다.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지만, 딱 하나 우승 반지가 없어 씁쓸하다. 당연히 소속팀 성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우승을 하려면 주축 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해야겠지만, 특정 선수 능력만으로 팀을 정상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정교한 타격 능력에 장타력을 갖춘 김태균(35)은 2001년 한화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줄곧 중심타자로 활약해 왔다. 개인 성적은 늘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통산 타율 3할2푼대를 유지하면서, 타격 홈런 출루율 등 타격 부문 주요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런데 김태균이 입단한 후 한화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1999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2010년대 들어선 꼴찌 단골팀이었고,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최근 몇 년간 의욕적으로 이뤄진 투자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 현재로선 우승이 요원해 보인다.

지난 겨울 롯데 자이언츠에 돌아온 이대호(35)도 우승반지가 없다. 2001년 입단해 롯데 암흑기를 거쳐 중흥기를 경험하고, 해외 리그에 진출했다가 복귀했는데, 우승은 저 멀리 있다. 이대호 합류로 기대가 컸지만, 현재 롯데는 포스트 시즌 진출이 목표다. '가을야구'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우승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2017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후 열린 영구결번식에서 이병규가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 내야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09.
어쨌든 이대호가 '4년-150억원' 몸값을 해준다면, 팀 성적도 그만큼 좋아질 것이다. 올해도 그렇고 남은 3시즌도 그렇다. 이대호가 타율, 홈런, 타점 등 타격 6관왕에 오른 2010년 롯데는 4위에 그쳤다. 자이언츠팬들은 1992년 이후 세 번째 우승을 고대하고 있다.

박용택(38)이 입단한 2002년 이후 LG는 10년 가까이 암흑기를 겪었다. 소속팀이 부진에 허덕일 때도 박용택은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하면서 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를 잡아갔다. 그는 올해 통산 2100안타를 돌파했다.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최다안타(2318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선수 개인으로 보면 명에로운 일이다. 그러나 초특급 기록에 팀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면, 'LG'가 빠진 '박용택' 개인만 남게 된다. 1994년 KBO리그 챔피언 LG는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김태균 이대호 박용택은 30대 중후반 베테랑이다. 냉정하게 보면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지나 서서히 내려가는 시기다.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통산 기록이 중요하고 명성에 걸맞은 개인 성적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팀이 먼저다. 과연 이들은 선수 은퇴를 하기 전에 우승을 맛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메이저리그에선 요기 베라가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ON 타선'을 구축해 요미우리 자이언츠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나가시마 시게오, 오 사다하루는 11번씩 샴페인을 터트렸다. 또 해태 타이거즈 좌완 투수 김정수는 8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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