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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4일만의 홈런에 결승타까지. 히어로 장영석의 어느 멋진날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07-23 22:44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만루 넥센 장영석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7.23/

넥센 히어로즈의 장영석(27). 웬만한 히어로즈 팬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 이름이다.

입단한지 몇년 되지 않은 신인급 선수같지만 사실 2009년에 입단한 프로 9년차다. 부천고를 졸업한 장영석은 2009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번으로 넥센에 입단했다. 높은 순위가 보여주듯 넥센은 그를 미래의 거포로 키울 생각을 했다.

2009년 16경기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낸 장영석은 2010년엔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2리, 5홈런, 19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주로 2군에 있는 세월이 더 많았고, 점점 잊혀져갔다.

올시즌 5월에 잠시 올라왔지만 3일만에 다시 내려간 장영석은 지난 8일 1군에 올라와 기회를 얻었다. 윤석민이 kt 위즈로 트레이드되며 우타자 1루수로 기용되기 시작한 것.

하지만 주로 대타로 나섰고, 이 기간 동안 타율 1할2푼5리(8타수 1안타)에 2타점만 기록했다.

세번째 선발 출전에서 한건했다.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장영석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전서 8번-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상대 선발이 왼손 라이언 피어밴드여서 우타자인 장영석이 기회를 얻었다.

첫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다. 0-1로 뒤진 3회말 1사후 첫 타석에서 피어밴드의 128㎞ 체인지업을 당겨쳐 큼직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팀의 첫 안타이자 첫 득점, 게다가 동점을 만드는 홈런이었다. 7년만에 1군에서 날린 홈런. 지난 2010년 9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솔로포를 때린 이후 무려 2494일만이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2-4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서는 큰 중월 2루타를 날렸다. 무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장영석이 만든 찬스를 넥센은 놓치지 않고 2점을 얻어 4-4 동점을 만들었다.

두번의 타석에서 동점에 기여한 장영석은 8회말엔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1사 만루서 kt는 가장 믿는 마무리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려 타격감이 좋은 장영석과 만났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직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빠르게 중견수쪽으로 굴러갔다. 1타점 적시타. 이어 이정후의 우전안타로 2명이 더 들어과 7-4가 되며 넥센이 치열한 접전의 승자가 됐다. 장영석은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활약으로 히어로즈의 히어로가 됐다. 3안타 경기도 7년만. 지난 2010년 6월 30일 잠실 LG전서 홈런과 단타 2개로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팀의 7대3 승리를 이끌었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후 "장영석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영석은 경기후 "성적이 저조해서 그냥 잘 맞힌다는 생각으로 나섰는데 홈런을 쳤다. 얼떨떨했고, 아무생각이 나지 않았다"라고 홈런을 친 소감을 말했다. 이어 "오늘 타격감도 좋았지만 상대의 실투가 많았다. 그것을 놓치지 않은 점이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김재윤과의 승부 때는 좀 더 과감하게 했다. "이전 만루상황에서 많이 위축돼서 오늘은 더 과감하게 치자고 생각했다. 타구의 코스가 좋았다. 운이 따라줬다"라고 했다.

"안타가 안나와도 코치분들이나 동료들이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다. 감사드린다"라는 장영석은 "더 꿋꿋하게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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