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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원, 완투에 6월 고공 행진... 이유 있던 팀의 기대치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6-21 08:32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2017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가 7대1로 승리했다.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둔 SK 문승원이 경기를 마친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6.20/

"미래 선발 투수, 기록보다는 기술을 봐야 한다."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지난 5월 1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문승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문승원은 리그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률, 피안타율 등이 모두 가장 높았다. 이 부분에 대해 힐만 감독은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고, 실점을 하면서 팀이 지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선발 투수를 평가할 때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승원의 구속도 잘 나오고, 110~120개의 공을 던질 체력도 있다. 구종도 다양하다. 선발로 키울 투수들은 기록보다는 기술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힐만 감독과 코치진은 끊임없이 문승원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공교롭게도 문승원은 힐만 감독의 언급 이후 지금까지 7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2.08(43⅓이닝 10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동안 문승원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제이크 브리검(넥센 히어로즈·1.62) 뿐이었다. 7경기 중 퀄리티스타트가 5번이었다. 타선 지원만 넉넉히 받았다면,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문승원은 4사구를 줄여나가고 있다. 4월에만 14개의 4사구를 허용했지만, 5월 10개, 6월 8개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문승원은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3(25⅓이닝 6자책점)으로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20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선 개인 통산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9이닝 동안 7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투구수는 106개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8회 첫 실점도 수비 실책으로 인한 것이었다. 문승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패스트볼에 커브, 슬라이더를 거의 비슷한 비율로 구사했다. 최근 던지고 있는 커브는 위력적이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이 부진할 당시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던질 수 있는 제구를 갖춰야 한다"라고 했는데, 문승원이 조금씩 그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안정된 제구에 자신을 믿고 던지기 시작했다. 문승원은 140㎞ 후반대에 형성되는 묵직한 공을 던진다. 커브, 슬라이더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이유도 역시 빠른 공이 있기 때문. 선발로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SK 국내 선발진은 올 시즌 다소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그 중 가장 베테랑인 윤희상은 최근 주춤한 모습. 하지만 문승원이 확실한 선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단의 문승원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는 이유가 있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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