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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선발 투수, 기록보다는 기술을 봐야 한다."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지난 5월 1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문승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문승원은 리그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률, 피안타율 등이 모두 가장 높았다. 이 부분에 대해 힐만 감독은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고, 실점을 하면서 팀이 지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선발 투수를 평가할 때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승원의 구속도 잘 나오고, 110~120개의 공을 던질 체력도 있다. 구종도 다양하다. 선발로 키울 투수들은 기록보다는 기술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승원은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3(25⅓이닝 6자책점)으로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20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선 개인 통산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9이닝 동안 7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투구수는 106개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8회 첫 실점도 수비 실책으로 인한 것이었다. 문승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패스트볼에 커브, 슬라이더를 거의 비슷한 비율로 구사했다. 최근 던지고 있는 커브는 위력적이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이 부진할 당시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던질 수 있는 제구를 갖춰야 한다"라고 했는데, 문승원이 조금씩 그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안정된 제구에 자신을 믿고 던지기 시작했다. 문승원은 140㎞ 후반대에 형성되는 묵직한 공을 던진다. 커브, 슬라이더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이유도 역시 빠른 공이 있기 때문. 선발로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SK 국내 선발진은 올 시즌 다소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그 중 가장 베테랑인 윤희상은 최근 주춤한 모습. 하지만 문승원이 확실한 선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단의 문승원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는 이유가 있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