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우(두산 베어스)가 살아나면서 두산 타선의 유연성을 키우고 있다.
18일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13대11로 승리를 거뒀던 NC 다이노스전은 김재환과 함께 박건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박건우는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시즌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83타점을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박건우는 WBC대표팀까지 승선했다. 하지만 올 시즌이 시작된 후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댔고 퓨처스리그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박건우가 살아나면서 두산 라인업에 생기가 더해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는 장타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적 성향에 배트스피드도 좋아 3번이 맞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 박건우는 올시즌 3번(3할4푼5리)으로 나섰을 때가 1번(1할2푼5리)로 나섰을 때보다 성적이 좋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1번으로 나섰을 때 3할4푼9리를 쳤기 때문에 기회만 많이 주어진다면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5번도 박건우가 선호하는 자리다. 올해도 5번(3할5푼3리)으로 나섰을 때가 가장 타율이 좋고 지난 해에도 4할1푼7리로 가장 좋았다.
현재 5번자리는 양의지가 대부분 맡고 있지만 포수 입장에서 5번 타순은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지금은 팀 사정상 양의지가 5번을 치고 있지만 하위 타선으로 바꿔야 한다. 포수가 5번에 있으면 너무 바쁘다"고 했다. 민병헌과 양의지의 부담이 박건우의 부활로 단숨에 덜어지게 된 것. 게다가 현재 3번으로 주로 나서는 닉 에반스도 박건우가 3번을 맡게 되면 5번에서 좀 더 여유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박건우가 살아나면서 타선을 상대에 맞게 유동적으로 꾸밀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7월초를 상위권 굳히기의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보우덴이 돌아오면서 투타 밸런스가 맞아지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리고 이 구상에서 박건우는 빼놓을 수 없는 '조커'다. 박건우의 활약에 김 감독이 흐뭇해하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