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는 7일밤 KIA 타이거즈 젊은 사이드암 임기영(24)에게 완봉승을 당했다. 지난달 첫 만남에서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내줬고 이번에는 더 처참하게 무너졌다. 임기영은 3년전 한화가 송은범의 FA계약 보상선수로 빼앗긴 유망주였다. 한화의 역대급 FA 실패사례로 꼽히는 송은범 계약. 하지만 송은범에게 치른 몸값(4년간 34억원)은 임기영의 활약과 성장속도, 무한가능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헐값이다.
한화팬들은 임기영을 보며 한 이름을 떠올렸다. 한화 사이드암 김재영(24)이다. 과연 김재영이 한화팬들의 울분을 씻어줄 수 있을까. 조만간 그의 얼굴을 다시 볼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김재영은 이후 두차례 불펜등판 뒤 휴식과 좀더 가다듬을 것이 있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지난달 21일 2군에 내려간 상태다. 그로부터 보름여가 지났다. 2군에서는 오히려 들쭉날쭉한 피칭을 보이고 있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김재영은 2군에서 좀더 던진 뒤에 1군에 콜업할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달 초 1군에 콜업되기전 2군에서 완전무결한 피칭(4승무패, 평균자책점 1.06)을 이어가던 김재영이 별다른 부상도 없는데 다시 2군에 내려간 뒤는 컨디션이 왔다갔다 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21일 투수 장민재 박정진, 외야수 이성열을 1군에 등록시키면서 김재영은 투수 심수창, 외야수 이종환과 함께 말소됐다. 이후 2군 첫경기인 5월 23일 삼성 라이온즈 2군과의 경기에서는 불펜으로 ⅓이닝을 던져 1실점을 했다. 5월 24일 삼성 2군전은 3이닝을 던져 8실점(5자책), 5월 30일 롯데 자이언츠 2군을 상대로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1실점, 지난 4일 상무를 상대로 3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부침이 거듭되고 있다.
이 대행은 김재영의 보직에 대해 "현재로선 불펜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펜에 잠수함 투수가 없어 긴요하게 써먹을 수 있다. 하지만 선발전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배영수 이태양 윤규진 장민재(SK전 전담)로 꾸려져 있는 국내 선발진의 컨디션과 역량을 감안할 때 모두가 롱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언제든지 김재영에게 기회가 올수 있다.
지난달 김재영의 LG전 선발등판은 표적 선발이었다. 유난히 잠수함 투수에 약한 LG타선을 겨냥해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시 김성근 전 감독의 의도는 김재영을 1군에 올려 불펜요원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선발로 잘 던졌지만 원래 의도했던 불펜에서 다소 부진하자 기존 1군 투수들(박정진 장민재)와 2군 바통 터치를 한 것이다. 일단 급선무는 김재영이 시즌 초반 좋았던 감을 다시 찾는 것이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