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간도 7이닝 무실점 환골탈태 한화 5할 복귀, 삼성 7연패 나락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4-12 21:34


◇한화 외국인투수 알렉시 오간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투수 알렉시 오간도의 시즌 최고 역투를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를 누르고 5할 승률(5승5패)을 맞췄다. 꼴찌 삼성은 속절없는 7연패다. 한화는 12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에서 오간도의 7이닝 무실점 역투와 효과적인 타선 응집력을 앞세워 5대3으로 승리했다. 전날(11일) 한화는 4-0으로 앞서다 4-8로 역전당한 뒤 8-8 동점, 연장 10회 정근우의 결승타와 김태균의 쐐기타로 11대8 재역전승을 거뒀다. 좋은 기운이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오간도의 환골탈태가 눈에 띄었다. 오간도는 KBO리그 '2전3기'에 성공했다. 올시즌 세번째 등판만에 귀중한 첫 승리를 따냈다. 7이닝 동안 5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1승1패로 한국 무대 3경기만에 웃었다. 승리 뿐만 아니라 고질로 여겨졌던 투구수 문제와 45개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직구 스피드도 상당부분 해결했다.

오간도는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는 4⅔이닝 4실점(1일 두산 베어스전, 투구수 90개), 5이닝 5실점(6일 NC 다이노스전, 투구수 98개)으로 부진했다. 투구수는 5회를 넘기기 전에 이미 한계치를 찍었다.

경기전 김한수 삼성 감독은 적극적으로 오간도의 투구수를 늘려보겠다고 했다. 김한수 감독은 "무조건 기다려서는 투구수가 늘지 않는다. 오간도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기에 우리 야수들 역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볼은 때려야 한다. 4회 이후가 승부처"라고 말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전 오간도는 '오늘은 자신있다. 믿어달라'고 했다.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오간도의 고질은 직구와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패턴, 그리고 경기중반으로 들어서면 떨어지는 구속이었다. 힘이 떨어지면 직구가 높아지며 통타당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이날만은 달랐다. 오간도는 경기초반부터 150㎞ 안팎의 강력한 직구와 140㎞ 안팎의 고속 슬라이더로 삼성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회와 2회는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2이닝 연속 삼자범퇴. 4회에는 2사 1,2루였지만 내야 직선타로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투구수는 다소 많았지만 이전보다는 효과적이었다. 1회 20개, 2회 15개, 3회 13개, 4회 17개, 5회 10개를 던졌다. 7회까지 96개를 던지고 8회 마운드를 윤규진에게 넘겨줬다.

구속 역시 1회 최고 151㎞를 뿌렸고, 3회 150㎞, 4회 149㎞, 5회 148㎞, 6회에도 삼성 4번 이승엽을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낼 때 시속 149㎞의 빠른볼(86구째)를 던졌다. 7회에도 148㎞를 찍었다. 삼성 타자들은 오간도의 강력한 구위 앞에 시종일관 힘겨운 모습이었다. 오간도는 세번째 선발등판 만에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며 선발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화 타선은 0-0이던 4회초 선두 1번 하주석이 호투하던 삼성 외국인 투수 선발 재크 페트릭을 상대로 우익선상 3루타를 만들어냈다. 주자가 진루하자 페트릭은 흔들렸다. 2번 장민석은 볼넷, 3번 정근우가 우중간 펜스를 직접 때리는 1타점 '1루타'를 때렸다. 1루 주자 장민석이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힐 수도 있다고 판단해 3루까지 가지 못했다. 이후 김태균의 볼넷으로 무사만루가 됐고 내야땅볼과 희생플라이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5회에는 5번 송광민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냈다. 7회초에도 김태균이 5점째를 만들어내는 2루타를 뿜어냈다.

수비도 오간도를 힘겹게 하지 않않다. 6회말 무사 1루에서 삼성 대타 우동균의 타구는 한화 2루수 정근우 정면으로 흘렀다.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 무사 1,2루가 됐다. 3번 구자욱의 타구는 1,2루간을 꿰뚫는 총알같은 타구였다. 하지만 구자욱 타석 직전에 김회성과 교체투입된 1루수 신성현이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2루로 무릎을 꿇고 던졌고 악송구가 나왔지만 유격수 하주석이 몸을 날려 원바운드 송구를 잡아냈다. 1사 1,3루가 됐고 4번 이승엽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오간도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을 이어갔다.

삼성은 7회까지 5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산발에 그쳤고 전날 8득점한 기세는 온데간데 없었다. 7회말 1점을 따라붙고, 9회말 조동찬의 2점홈런으로 추격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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