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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산이 많다. 딱 봐도 힘들어 보인다. 강한 의지가 있어야 이겨낼 수 있다. 과연 장성우는 해낼 수 있을까.
kt는 지난해 승부처 장성우 콜업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숙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의 허리 문제도 한 요인이 됐다. 여론이 좋았어도, 허리가 아파 제대로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순 통증이 아니라,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을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건 종료 후 장성우가 재활에 힘썼다.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운동을 소화할 몸상태를 만들었다. 때문에 캠프 합류 OK 사인이 떨어졌다. 올해는 전지훈련 기간이 대폭 축소됐기에, 각 구단들이 재활 병력들은 1군 캠프에 열외시키는 게 보통이다.
동료 신뢰 회복이 우선
야구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멘탈이다. 장성우가 그라운드에 선다면, 당장은 팬들의 야유를 들을 수도 있다. 아무리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는 이겨내기 힘든 일이다.
팬들을 만나기 이전에 동료들로부터의 신뢰도 얻어야 한다. 그동안 2군 캠프에 있었고, 개인 훈련을 해왔다. 많은 동료들과 본격적으로 함께 하는 건 이번 캠프가 사건 후 처음이다. 그를 안타까워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고,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에 동료들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장성우의 캠프 생활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장성우는 쾌활한 성격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도 팀원들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 때문에 장성우가 진심 어린 노력을 하며 동료들에게 다가간다면 그들의 마음도 차차 녹을 수 있다. 장성우 SNS에 언급됐던 선배 포수 윤요섭은 당시 사고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워하면 뭐하겠나. 그래도 내 야구 후배인데.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팀에 돌아온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했었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장성우의 기량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 것 때문에 먼저 장성우를 인정하고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포수 경쟁자들과 똑같은 위치에 놓고 보겠다. 훈련을 잘 소화하지 못하거나, 실력이 부족하다 판단되면 장성우에게도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