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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어느샌가 국내 마운드를 외국인 선수들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젠 외국인 투수가 에이스라고 스스럼없이 불린다. 다승, 평균자책점 등 선발 투수들의 성적표에 외국인 투수들이 수두룩해 국내 투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평균자책점도 2012년 넥센의 나이트가 1위를 한 이후 찰리(NC·2013년), 밴덴헐크(삼성·2014년)가 연이어 수상했고, 2015년에 KIA의 양현종이 1위를 차지해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세웠지만 지난해엔 두산 니퍼트가 1위에 오르며 다시 외국인 투수에게 넘겼다.
올해도 이러한 외국인 투수 의존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을 노려볼만한 투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갈수록 국내 에이스가 사라지고 이들을 대신할 뉴 페이스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IA의 양현종이 그나마 외국인과 붙어볼 에이스로 볼 수 있을 듯. 양현종은 지난해 200⅓이닝을 던져 국내 투수로는 2007년 류현진 이후 9년만에 200이닝을 돌파하면서 국내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12패)에 그쳤지만 올시즌은 최형우와 김선빈 안치홍 등이 가세해 더욱 강력해진 타선의 지원을 받는다면 승리 추가가 쉬워질 수도 있다. 새롭게 LG의 왼손 에이스로 영입된 차우찬도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구위에 넓은 잠실구장의 덕을 본다면 기대를 해볼 수도 있을 듯.
올시즌 KBO리그의 한국 투수로 자존심을 세워줄 영웅이 탄생할까.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모두가 바라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