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몸값 최하위 롯데 외인선수들, 기대치 채울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1-09 10:10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는 올해 연봉이 85만달러다. 레일리는 지난 2년간 롯데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제 역할을 했지만, 15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에이스급은 아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확정했다.

지난 8일 브룩스 레일리와 연봉 85만달러에 재계약했고, 새 외국인 타자로 전천후 내야수 앤디 번즈를 65만달러에 영입했다. 앞서 지난달 우완 투수 파커 마켈(52만5000달러)과 계약한 롯데는 외국인 선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남은 현안인 황재균과 이대호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롯데는 두 거포와 계약할 수 있다면 전력 측면에서 더이상 바랄 게 없지만, 만만치 않은 몸값 때문에 협상에 주도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황재균은 아직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고 있고,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의 관심이 적극적이다.

때문에 롯데는 최악의 경우 두 선수를 빼놓은 상황에서 타선을 구축해야 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번즈가 어떤 실력을 보여줄 지 알 수 없지만, 그에 대한 의존도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 번즈는 롯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홈런타자는 아니다. 마이너리그 6시즌 통산 타율 2할6푼4리, 55홈런, 283타점, 87도루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 15개이고, 타율 3할을 넘긴 적도 없다. 롯데 관계자는 "마이너리그에서 그 정도 성적이면 KBO에서도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수비는 내외야 모두 가능하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2루수 55경기, 3루수 17경기, 유격수 19경기, 좌익수 22경기, 우익수 2경기에 각각 출전했다. 롯데에서는 2루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2013년 마이너리그에서 33개의 도루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 기동력도 어느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 실력이 그렇다 하더라도 실제 중요한 것은 타격 실력이다. 특히 롯데에선 그렇다.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 가운데 하나는 지니고 있어야 한다. 롯데는 번즈가 야수 후보들 가운데 우선 순위였다고 한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지난해 10경기에서 뛴 게 전부다. 몸값과 경험, 나이(27)를 감안하면 KBO리그에서 성장을 바라는 선수라고 봐야 한다.

새 투수 마켈 역시 경력이 화려하지는 않다. 마이너리그에서만 던졌다. 통산 34승26패, 평균자책점 3.99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52의 활약을 펼쳤다. 큰 키(1m93)에서 내리꽂는 150㎞짜리 강속구가 주무기이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던진다. 번즈와 마찬가지로 성장세에 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국내 야구 검증 단계를 거쳐야 알겠지만, 일단 두 신입 선수는 롯데에서 투타를 이끌만한 자질을 갖췄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롯데는 마운드와 타선에서 기존 멤버들이 주축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레일리에게 또다시 기대를 걸어야 하는 것도 그래서다.

레일리는 롯데에서 두 시즌을 경험했다. 원래는 재계약 대상자가 아니었으나, 조쉬 린드블럼이 떠나는 바람에 다시 기회를 얻었다. 레일리의 강점은 2년 동안 꾸준했다는 것이다. 별다른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지켰다. 2015년 31경기-179⅓이닝, 지난해 31경기-184⅔이닝을 던졌다. 기본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투수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롯데 선발진에는 15승급 리더가 필요하다. 더구나 레일리가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꾸준함을 올해도 이어갈 지 미지수다.

결국 롯데 외국인 전력은 올해도 물음표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외인 선수 3명에게 투자한 돈은 202만5000달러다. 100만달러를 받는 선수도 없다. 외국인 선수 계약을 모두 마친 5개팀 가운데 합계 몸값이 가장 작다. 나머지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도 3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하면 몸값 합계는 무조건 롯데보다 크다. 황재균 또는 이대호 영입에 대비한 재정적 포석이라고 해도 헐거운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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