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한번 해보자" 이범호·김주찬·최형우에 거는 기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2-15 06:13


2016 KBO 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과 김주찬 최형우 이범호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올해로 35회째를 맞는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총 45명의 선수가 10개 포지션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포지션별로 시상하는 KBO 골든글러브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45명의 후보 중 단 10명의 선수에게만 수상의 영광이 주어진다.
양재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2.13/

"함께 있을 때 우승 한 번은 꼭 해보고 싶다."

지난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KIA 타이거즈 소속 선수는 3명이었다. 외야 부문 후보에 오른 최형우와 김주찬 그리고 3루 부문 후보에 오른 이범호였다. 김기태 감독과 함께 참석한 이들은 밝은 얼굴로 시상식을 즐겼다. 이중 최형우와 김주찬은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다. 특히 김주찬은 프로 데뷔 후 17년만에 받은 상이다.

팀내 최고참급에 속하는 이범호, 김주찬은 내년에도 중추적인 역할이 예상된다. 지난 3년간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던 이범호는 차기 주장으로 김주찬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도 김주찬이 주장을 맡아주기를 은근슬쩍 바라는 중이다. 이범호와 나지완 등 다른 선수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다. 이범호의 유임 가능성도 남아있고, 다른 강력한 후보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주찬 차기 주장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범호와 김주찬은 KIA의 '모범 FA 이적생' 사례다. 이범호는 지난 2011시즌, 김주찬은 2013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KIA에 이적했고, 이후 팀내 중심 선수들로 완벽히 자리잡았다. 베테랑들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김기태 감독의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 이범호와 김주찬이 빠짐 없이 "배려해주시는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팀의 분위기를 증명한다.

시너지 효과는 성적으로 난다. 이범호와 김주찬은 올해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웠다. 81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나이로만 보면 경쟁이 쉽지 않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되려 진화하고 있다. 부상 노이로제를 떨치고 풀타임 가깝게 소화한 김주찬은 '사이클링 히트'까지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었고, 이범호는 데뷔 첫 30홈런을 돌파했다. 이범호는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2006년 이후 참석 자체가 10년만이라 감회가 남다르다"는 기쁜 소감을 남겼다.

그래서 최형우와의 호흡도 기대감을 불러모은다.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는 이번 겨울 가장 바쁜 선수였다. 수십개 언론 매체의 인터뷰를 소화하고, 시상식마다 빠짐 없이 참석해 상을 휩쓸었다.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은 그는 "내 인생에 이렇게 행복했던 때가 있었나 싶다"며 감격에 젖었다가도 "오늘로써 2016년은 완전히 잊고, 2017년의 최형우와 KIA를 생각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비시즌이라 새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제대로 된 상견례도 하지 못했지만, 모든 상을 KIA 소속으로 받으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김주찬과 이범호는 "형우가 왔기 때문에 든든하다. 잘해줄거라 믿는다"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동안 아쉬웠던 팀 성적에 대한 갈증을 풀고싶은 욕심도 있다. 최형우를 영입하고 양현종이 잔류하면서, KIA의 내년에 대한 주위 기대치가 크다. 어찌보면 부담이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동기부여다. 전력 강화 자체로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주찬은 "함께할 때 우승 한 번 해봐야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형우 도움이 있다면 더 수월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베테랑들은 베테랑대로 의욕이 충만하고, 역대 가장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캠프를 마친 젊은 선수들은 그런 선배들을 이기기 위해 건강한 경쟁을 준비 중이다. 2017년 호랑이 군단은 어떤 드라마를 쓸까.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같은 핵심 선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한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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