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36일간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30일 오후 귀국한다. 선수단과 별도로 김성근 감독은 일본 현지에 며칠간 더 머물 예정이다.
올해 한화의 가을 마무리캠프는 여느해와 달랐다. 2년전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는 '지옥훈련'이라 불렸다. 김태균 정근우 등 베테랑 야수들도 다수 참가해 속사포 펑고를 받아내느라 몸이 녹초가 됐다. 땀범벅, 진흙범벅으로 대변되던 한계돌파 훈련. 하지만 올해는 웃음이 넘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집중할 때와 휴식할 때를 확실하게 구분지었다.
특히 투수조는 오전 10시 전후로 훈련을 시작해 오후 3시면 모든 과정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예외는 없었다. 투수조 전원에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김 감독 스스로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숙소에 쉬러 들어가는 것은 내 야구 인생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하튼 큰 변화에 선수들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또 하나는 구단 정책의 변화다. 이달 초 박종훈 단장이 오면서 육성과 운영파트는 전적으로 구단 프런트가 맡기로 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도 1군과 2군을 나눠 훈련에 임했다. 김 감독은 1군 선수들만 지도하고, 2군은 전대영 2군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가 주로 맡았다. 마무리캠프 초반에는 다소 혼란이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훈련 방식이었다.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합동훈련에 익숙하던 선수들도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 감독은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다. 투수들은 캐치볼 위주의 재활 등 몸컨디션을 조절하는 선수파트와 불펜 피칭으로 구위를 끌어올리는 파트로 나눠 훈련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 내내 선수들에게 12월, 1월 두 달간의 자율훈련기간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내년 2월 스타트) 첫날부터 연습경기를 할수있는 몸을 유지해 오라고 해도 막상 컨디션을 체크해보면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마무리캠프의 성과를 이어가려면 12월과 1월을 잘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진 윤규진 이태양 장민재 송은범 심수창 배영수 안영명 등 마운드 주축투수들의 건강함과 가능성, 희망을 확인한 것이 이번 캠프 최대 성과다. 박종훈 단장을 중심으로 한 프런트 역시 구단시스템 변화속에 다양한 선수단 지원방안을 고심중이다. 현장과 프런트 사이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서로 한발짝씩 다가서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