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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대박이 터지는 FA시장이 11일 열렸지만 이에 쳐다도 보지 않는 팀이 있다. 바로 넥센 히어로즈.
구단 사정상 외부 FA를 거의 잡지 않는 팀이라 당연히 FA시장과 가깝지 않았지만 이번엔 내부FA 마저 없어 더욱 FA와의 인연이 없게 됐다.
스폰서십으로만 구단을 운영해야하는 특수성이 고려된 상황. 외부 수혈은 없고 심지어 내부의 좋은 선수들이 빠져나가는 팀이니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이번 장정석 감독이 새롭게 취임했지만 구단이 해줄 수 있는 전력강화는 현실적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 정도밖에 없을 듯하다. 넥센은 벌써 내년시즌 전력을 모두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의경우 교체 된다고 해도 이전에 있었던 선수와 역할은 같다. 결국 국내 선수들이 얼마나 더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선수가 빠져나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팀에겐 분명 전력적으로 마이너스다. 하지만 넥센은 이러한 마이너스 요인을 플러스 요인으로 바꿔서 그동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좋은 선수가 나간다는 것은 젊은 유망주들에겐 기회가 온다는 뜻이고 넥센은 이를 적극 활용했다. 스타 선수가 나가게 되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선수들의 경쟁 무대가 된다. 만약 올시즌이 끝나고 유격수가 FA가 되는데 팀이 잡기 힘들다고 판단이 되면 유격수 유망주들은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런 경쟁 속에서 선수가 자라고 구단은 열심히 하는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고 성공적인 리빌딩을 할 수 있다.
FA가 되는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는 있다. 성적이 좋은 선수는 당연히 FA시장에서 비싼 몸값을 받을 수있다. 당연히 넥센이 잡기 힘들다는 것을 안다.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받기 위해선 여러 팀에서 군침을 흘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구단 역시 스카우트와 육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어떻게 하면 진흙속에 묻혀있는 진주를 찾을까 그 방법을 알기위해 노력하고, 더 빨리 실력을 향상시킬 시스템을 갖추려 한다. 빨리 클 수 있는 유망주를 골라서 잘 키워야 전력 누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넥센은 올시즌 많은 주축 선수들이 이적과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새로운 보직을 맡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3위라는 쾌거를 올렸다. FA를 잡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오히려 기회가 되고 열심히하는 동기가 되는게 'FA무풍지대' 넥센의 선순환 구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