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걱정됐던 FA 시장, 깜짝 반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11-09 19:09



'부익부 빈익빈'이 될 것이라는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 전망, 과연 예상대로 흘러갈까.

FA들이 새 계약에 나설 수 있는 11일이 코앞이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으나 어느 선수가 얼마의 돈을 받을 지, 어떤 팀으로 이동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원소속팀과의 우선 협상 폐지. 시장이 열리면 10개 구단이 모두 FA와 협상에 나서 계약할 수 있다. 필요 이상의 몸값 폭등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이 제도가 강자에게는 유리하고 약자에게는 불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원소속구단 협상이 있을 때는 구단들이 먼저 내부 FA와 협상에 총력을 쏟은 후, 외부 FA와의 협상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자신들이 잡고싶은 선수에 우선 집중을 해야한다.

구단들이 잡고 싶은 선수는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은 시장가가 높다. 시장가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협상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단들이 이 선수들과 협상에 집중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적은 몸값이 예상되는 선수들은 한발 뒤에서 구단들의 부름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상 조짐이 감지된다. '빅5'로 불리는 최형우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 황재균을 두고 의외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5명 모두 해외 진출 여지가 남아있어서? 물론 이 말도 맞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이 있다. 바로 몸값이다. 야구계에는 이 선수들이 원하는 몸값이 직간접적으로 돌고 있는데, 구단 관계자들이 이 금액을 들으면 말문이 막힐 정도라고 한다. 구단들이 엄두를 내지 못할 금액을 선수쪽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열 현상으로 오히려 구단들이 대어급 선수에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재 분위기다. 원소속구단도 선뜻 선수가 원하는 돈을 모두 주기는 힘들다. 구단과 선수 모두 어느 정도 시장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 이에 '빅5'가 아닌 준척급으로 평가되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다고 한다. 큰 선수는 어차피 잡지 못할 상황이라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될 카드를 선점하자는 의도다.

구단들이 이와 같은 행보를 이어간다면, 대어급이 아닌 FA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찾아갈 수 있다. 또, 뜨거워진 시장 분위기가 조금은 잠잠해지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최근 통큰 투자를 했던 몇몇 구단이 외부 FA 영입 철회를 선언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원소속구단들이 조금 더 느긋하게 시장 판세를 점검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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