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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최대어' 잔혹사는 최근에서야 끊겼다. 이번 겨울 시장 상황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해외 진출 여부가 남아있으나 '빅3'가 KBO리그 잔류를 선택한다면 투수 FA 역대 최고액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역대 투수 FA 최고액은 KIA 윤석민이다. 지난해 3월 미국 도전을 마치고 친정팀 KIA로 복귀하면서 4년 90억원에 자유 계약을 맺었다.
FA 제도가 처음 시작된 2000년부터, 주요 선발 투수들은 계약 이후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강철은 3년 8억원으로 당시 기준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10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가 삼성 첫 해에 깨졌다.
박명환은 LG 이적 첫해인 2007년 10승6패를 기록했지만, 이후 기약 없는 부진에 빠졌다. 2008년부터 LG에서 뛴 기간 동안 1군 등판이 총 24번뿐이다.
최근까지도 선발 투수들의 FA 계약 후 부진이 계속되다가, 윤성환과 장원준이 모범 사례로 떠올랐다. 두 사람은 2014시즌을 마치고 나란히 첫 FA를 선언했다. 윤성환은 원소속팀인 삼성에 4년 80억원의 조건에 남았고, 장원준은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4년 84억원으로 당시 최고액 기록을 썼다. 윤석민이 몇 개월 후 다시 기록을 경신했지만, 그 해에 빅3였던 3명의 선수 모두 대형 몸값을 입증했다.
특히 장원준은 선발 투수가 FA로 타팀 이적하면서 더 좋은 성적을 낸 거의 유일한 사례다. 지난해 12승, 올해 15승으로 두산의 통합 우승에 공헌했다. 좌완 투수로는 최초로 7년 연속 10승 기록까지 세웠다.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이 잔류한다면, 과연 이들의 몸값이 얼마일지 야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역대 선발 투수 FA 잔혹사를 완전히 끊을 수 있을까. 장원준, 윤성환처럼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된다면 더는 투수 FA에 대한 불신은 없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역대 주요 선발 투수 FA 계약
연도=이름=소속팀=계약조건(옵션 포함 총액 원)
2000년=이강철=해태→삼성=3년 8억
2001년=김상진=삼성=3년 8억5천
2006년=송진우=한화=2년 14억
2007년=박명환=두산→LG=4년 40억
2009년=손민한=롯데=1년 15억
2014년=장원삼=삼성=4년 60억
2015년=장원준=롯데→두산=4년 84억
윤석민=KIA=4년 90억 ※국내복귀
윤성환=삼성=4년 80억
2016년=송승준=롯데=4년 4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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