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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2]LG전 ERA 9.37, 9회 위기 꼭 지크여야 했나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10-11 22:09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2016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만루 LG 김용의가 끝내기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엘지가 와일드카드를 차지했다. 김용의와 오지환, 손주인 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11/

꼭 지크 스프루일(27)을 택해야 했을까.

KIA 타이거즈가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0대1로 패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잘 싸운 KIA는 0-0이던 9회 1사 만루에서 김용의에게 끝내기 희생 플라이를 허용했다. 정규시즌 5위에 오른 뒤 전날 4대2로 승리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패배의 이유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방망이. LG 선발 류제국에게 6회 1사까지 노히트를 당했다. 류제국은 경기 초반 9타자 연속 초구로 볼을 던졌으나 8회까지 1안타 3볼넷 3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KIA는 어렵게 잡은 찬스에서조차 진루타를 때리지 못하는 등 주눅이 들었다.

그리고 9회 외국인 투수 지크의 투입.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기태 감독은 8회 1사 3루에서 두 번째 투수 윤석민을 내리고 마무리 임창용을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임창용은 오지환을 몸에 맞는 볼으로 출루시키고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결국 이 위기를 막아냈다. 6번 채은성은 3루수 땅볼로, 7번 양석환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양석환의 타구는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걸렸으나 우익수 노수광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포구했다.

임창용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등판했으나 5개의 공만 던져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정상호에게 우전 안타, 대주자 황목치승에게 도루를 내줬고, 9번 손주인은 고의4구로 내보내 1루를 채웠다. 무사 2루보다는 무사 1,2루가 수비하기 편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서 이대진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전일수 주심에게 공을 건네 받고 임창용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넸다. 바로 이 때 불펜에서 나온 투수는 지크. '내일'이 없는 경기에서 KIA 벤치가 택한 카드였다.

그런데 지크는 올해 LG를 상대로 재미를 못봤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이 9.37이나 된다. 16⅓이닝 동안 24안타 10볼넷 19실점(17자책)으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150㎞ 초반대의 직구를 보유했지만 맞대결 성적이 가장 좋지 않은 팀이 바로 LG다.

물론 KIA 벤치라고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누구보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도자가 김기태 감독이다. 다만 이날은 지크의 탈삼진 능력을 믿었던 것 같다.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한 투수에게 필요한 덕목은 윽박질러 삼진을 뽑아내는 능력이다.

하지만 데이터가 정확했다. 지크는 정규시즌에서 2타수 1안타 1볼넷을 내준 대타 서상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초구부터 방망이가 나왔다. 1사 만루. 후속 타자는 김용의였다. 김용의도 올해 지크를 7번 상대해 3타수 1안타 4볼넷 2타점으로 5차례나 출루했다. 기본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역시 결과는 중견수 희생 플라이. KIA 중견수 김호령은 전진 수비를 하다 끝까지 따라가 포구에 성공했으나, 3루 주자의 득점은 막지 않았다.


만약 지크가 아니었다면, KIA 팬 입장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유난히 기복이 심했던 외국인 투수였기 때문에 더 그렇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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