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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라인업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2차전에서는 어떤 승부수가 나올까.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보란듯이 이 모든 예측을 뒤엎었다. 김선빈이 1번 타자, 브렛 필이 2번 타자로 '밥상'을 차렸다. 상대 전적을 고려한 파격 라인업이다. 김선빈이 최근 타격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필은 허프를 상대로 유일하게 2안타를 기록한 타자였다. 물론 줄곧 중심 타선에서 뛰었던 타자에게 2번 타자를 맡기는 것은 상당한 모험심이 필요했다.
또 한승택이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이성우는 경기 후반 교체 출전을 대비했다. 노수광 김호령 등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은 하위 타선에서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그대로였다.
예측을 빗나간 라인업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필이 허프에게 안타 2개를 쳐내며 야무지게 밥상을 차렸고, 중심 타선은 필요할 때 점수를 만드는 고급야구를 했다. 하위 타선에서 시원한 안타를 보기는 어려웠지만, 젊은 포수 한승택은 긴장한 기색 없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선발 헥터의 승리도 함께 이끌었다.
김기태 감독은 대단한 연구파, 노력파다. 야구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를 한다. 기존의 고정관념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다보니 '파격'이라는 타이틀이 달릴 때도 있지만,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중요할 때 '신의 한 수'로 작용한다.
LG는 11일 2차전 선발로 우완 류제국을 예고했다. KIA는 올 시즌 류제국을 상대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내일은 라인업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서동욱과도 이야기를 해봐야 하고 정확히 어떤 변화를 줄지는 정하지 않았다. 1차전이 끝났으니 밤새 고민해보겠다"고 이야기 했다.
1차전을 잡은 KIA는 LG와 동등한 위치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두고 겨룬다.김기태 감독의 파격적인 실험실은 2차전에서 어떻게 발휘될까.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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