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체제 3년, 압박 이겨낸 LG의 반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0-03 18:16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는 LG 코칭스태프. 스포츠조선DB

위기를 기회로. 올 시즌 LG 트윈스의 화려한 변신에 가장 적절한 단어다.

LG가 2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한다. 3일 대구 삼성전에서 10대3으로 승리한 LG는 남아있던 매직넘버를 모두 지우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잔여 3경기를 모두 져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확정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음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일단 빨리 1을 지우고 확정이 됐으면 좋겠다"던 양상문 감독의 바람은 어렵지 않게 이뤄졌다.

지난 2014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얻은 포스트시즌 티켓이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 체제에서 온전히 이룬 첫 번째 소득이다. 2014년 시즌 도중 감독으로 부임한 양 감독은 그해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친 후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었다. 지난해에는 9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문턱을 밟지 못했었다.

올 시즌도 우여곡절은 많았다. 초반 중위권을 오르내리던 LG는 7월들어 성적이 뚝 떨어졌다. 6위에서 7위를 지나 8위까지 미끄러졌다. 그러자 팬심이 요동쳤다. 지난해 9위에 이어 2년 연속 실망스러운 성적이 보이자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있었을 정도다.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큰 팀이라 반응은 더욱 거셌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은 더욱 말을 아끼고 팀에 집중했다.

흔들리던 LG의 반전은 8월부터 시작됐다. 8월초 기적같은 9연승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성적과 상관없이 더그아웃 분위기는 좋은 편이었지만, 연승 흐름을 타면서 이기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채은성, 임정우 등 젊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었고, 자연스레 팀 순위도 다시 상승했다.

9연승 저력은 예상보다 더 오래갔다. 연승은 있어도 연패가 길지 않았다. 9월에도 4연승과 5연승을 내달리면서 중위권 싸움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다. SK와 KIA 그리고 LG의 삼파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LG는 쟁쟁한 경쟁 상대들 중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다음 주에 시작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만날 가능성이 무척 크다. 지금 분위기라면 또 한 번 '가을의 기적'을 꿈꿔도 좋을 것 같다.


대구=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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