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NC 김경문의 셈법 읽기, '투 트랙' 전략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9-18 03:48


2016 프로야구 NC와 두산의 경기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1사 1,3루서 3루주자 김태군이 NC 박민우의 희생플라이 때 홈에 들어와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21.

2위 NC 다이노스는 1위 두산 베어스와 3위 넥센 히어로즈 사이에 끼어있다. 17일 현재 우승 매직넘버 '4'를 남겨둔 두산과의 격차는 10.5게임으로 크게 벌어졌다. 3위 넥센과의 승차는 2.5게임이다. NC는 선두 두산을 추격하기에는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 반면 시즌 막판까지 2위를 굳히기 위해선 넥센의 움직임을 끝까지 예의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NC 김경문 감독은 요즘 남은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한 선수단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김 감독은 2위를 굳혀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그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선두 두산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그 효과는 있었다. 8월초 두 차례 잠깐이었지만 NC가 선두로 올라선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NC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자꾸 구멍이 나면서 달아나는 두산을 추격하는데 힘이 달렸다. 중심 타자 테임즈와 나성범의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투타 밸런스까지 맞지 않았다.

요즘 김 감독은 무리한 용병술을 쓰지 않는다. 주전급 선수들이 자주 선발 출전 명단에서 빠진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4번 타자 테임즈와 잔부상에 시달리는 5번 타자 박석민가 자주 벤치에서 대기한다. 그리고 2선발 역할을 해야할 스튜어트(어깨 통증)도 로테이션에서 빠진 채 휴식을 취한 지 제법 됐다. 그의 마지막 등판은 9월 1일 롯데전이었다.

대신 김 감독은 이들의 빈자리에 과감하게 백업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1루수 조영훈이 테임즈를, 3루수 모창민이 박석민을 그리고 장현식이 스튜어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조영훈은 17일 SK전서 연장 10회 결승타를 쳐 팀의 연패를 끊었다.

NC는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2위를 굳히는 게 당면과제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거나 몸에 이상이 있는 주전급 선수들을 무리해서 기용하지 않는다.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 동력으로 싸워 2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NC가 넥센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진 건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리드하고 있고 또 NC가 넥센 보다 6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다. 더 많은 경기가 남았다고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지만 불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NC가 올해 '가을야구'를 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2위를 하면 PO를 통과해야 한국시리즈를 해볼 수 있다. 3위를 할 경우 준PO와 PO 두 관문을 거쳐야 1위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게 된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할 가능성이 높은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다.


NC가 두산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고 하더라도 현재 기본 전력으로는 승산이 낮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선발 투수 싸움에서 두산이 유리하다. 전문가도 알고 그 누구보다 김경문 감독이 그 차이를 뼈저리고 느끼고 있다. NC는 2016시즌 5월부터 선발 투수진에 구멍이 생겼다.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2개월을 비웠다. 이태양(승부조작)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재학도 경찰 조사(승부조작 혐의)로 1개월 정도 이탈했다가 돌아왔다. 이민호도 불펜으로 보직변경했다.

NC가 두산을 '가을야구'서 만나더라도 선발 맞대결에서 1대1로는 역부족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 투수를 도와줄 '+1'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야 경기 초반 승부가 확 기우는 걸 막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스튜어트가 어깨 통증을 털고 컴백해야 한다. 또 시즌 중반 선발로 보직 변경한 최금강 구창모 장현식 등이 선발 또는 보조 선발(선발이 빨리 무너졌을 때 올라갈 세컨드 피처) 역할을 맡아야 한다. 김 감독은 스튜어트에게 충분한 휴식을, 최금강 등에겐 많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고 있다.

김 감독의 요즘 셈법은 복잡할 것 같아도 명쾌하게 정리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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