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최초라는 단어가 작은 자신감을 준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9-12 11:03



"최초라는 단어가 나에게 작은 자신감을 주는 것 같다."

kt 위즈에 이 선수가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어떨까.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야구 내-외적으로 모범이 되는 이 선수 없이 kt 선수단이 힘겨운 시즌을 잘 버텨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kt 캡틴 박경수는 신생팀의 상징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프로야구 최초 토종 2루수가 2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냈다. 구단 내부에서는 "이렇게 친절하고, 성실한 선수가 없다. 자기 야구 하기 바쁠텐데, 주장이라고 팀에 헌신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박경수가 없다면 팀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이에 대한 선수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박경수의 야구 얘기를 들어봤다.

-2루수로서의 첫 홈런 기록, 차분히 생각해보니 어떤가?

사실 20홈런을 치고, 기록 달성 여부가 알려지기 전까지 최초라는 사실도 몰랐고 욕심도 없었다. 그런데 기록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니 최초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의미가 나름 크더라.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야구에 대한 작은 자신감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

-한 시즌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들이 많았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을텐데. 준비하면서 불안감은 없었는지.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가 많아 솔직히 부담감이 있었다. 지난해보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결국 할 수 있는 건 연습, 준비 뿐이더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관건은 부상이었다. 다치지 않아야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성적도 낼 수 있는 게 야구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 만들기에 주력했다. 또, 지난해 찾은 내 타격 매커니즘을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훈련에 집중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가장 잘 된 부분과 가장 아쉬운 부분은?

지난 시즌과 비교한다면, 올시즌은 초반(4~5월)부터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며 꾸준히 성적을 냈다는 점이 좋았던 부분인 것 같다. 지난해에는 초반 어려움을 겪다, 시즌을 치르며 감을 잡은 케이스다. 시즌 초반부터 잘했다는 것은, 내 야구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기쁜 일이다. 다만, 중심 타선에서 타점 기회를 많이 놓쳤던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팀을 위해 더 많은 타점을 기록했어야 했다.


-주장 임무를 맡은 첫 시즌을 돌이킨다면?

주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분명 어려운 부분도 있다. 나 뿐 아니라 다른 팀 주장 선수들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다는 생갭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주장 임무에도 정성을 들였다. 특히, 우리 팀은 선-후배 관계 없이 모든 선수들이 나를 도와주려 애쓰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지낸 것 같다.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이대로라면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가능할 것 같다.

골든글러브,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정말 큰 영광이고 값진 의미다. 아까 최초 의미에 대해 얘기했는데, kt 구단 첫 수상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kt 소속으로는 지난해 유한준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으나,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활약해 수상해 사실상 kt 소속 첫 수상이 될 수 있다.) 물론, 내가 수상자가 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현재 같은 포지션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많아 수상에 집착하기 보다는 시즌 초 세운 목표 달성에 집중할 생각이다. 현재 페이스대로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기대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박경수는 타율 3할1푼6리 20홈런 7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라이벌로는 한화 이글스 정근우가 꼽힌다. 타율 3할3리 16홈런 78타점 22도루를 기록중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박빙의 승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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