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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하일성 "내 묘비명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단장이라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9-08 14:03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단장으로 나서 금메달을 따낸 하일성 전 KBO총장이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 전 총장이 평생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순간이다.  스포츠조선 DB


야구해설가 하일성 전 KBO 사무총장(68)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친근감 넘치는 입담으로 국내 최고의 야구 해설가로 활약해온 하씨의 급작스런 부고에 야구계와 팬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야구해설가 출신으로 방송계, 예능계를 누비고, KBO 사무총장의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던 하씨는 최근 힘든 사건에 잇달아 직면했다. 사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씨는 지난 2014년 4월 초 지인으로부터 "아는 사람의 아들을 프로야구단 감독에게 부탁해 입단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청탁이 아닌 그냥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지난 7월 부산지검은 사기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 부인에게 '사기 혐의 피소가 억울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레전드 해설위원' 출신으로서 2006년부터 4년간 한국프로야구연맹(KBO) 사무총장을 맡아 야구계 개혁을 이끌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만큼 뛰어난 입담꾼이기도 했다. 고 하일성 총장이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했던 순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이었다. 야구 국가대표팀 단장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우승 역사를 썼다. 하 총장은 임기를 마친 후 이때를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떠올렸다. "내가 나중에 세상을 떠나면 묘비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야구대표팀 단장' 이라고 새겨달라"는 말을 남겼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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