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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왜 봉중근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9-05 17:17



결국 봉중근 카드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6일 넥센 히어로즈전 선발로 봉중근을 예고했다. 지난 5월 1일 kt 위즈전에 선발로 딱 한 차례 던진 후 2군에 내려갔었다. 그 후 1군에 올라왔어도 그의 역할은 불펜이었다. 출전한 13경기 모두 중간 등판이었다. 시즌 전 5선발 낙점,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공백과 보직 전환. 왜 양 감독은 다시 봉중근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을까.

무모한 승부수는 던지지 않겠다

LG는 지난 주 우규민-유재유-류제국-임찬규-헨리 소사-우규민 순으로 선발진을 돌렸다. 이 중 류제국만 유일하게 승리를 따냈다. 믿었던 데이비드 허프의 부상 공백 속,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부진에 LG도 하락세를 탔다.

충격의 3연패, 지나간 일은 잊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이 중요하다. 허프가 당장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선발 로테이션을 효율적으로 짜야한다.

현 상황,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류제국. 그가 1일 던졌기에 4일 휴식 후 6일 넥센전에 등판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일요일인 11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나설 수 있는 로테이션이다. 확률만 놓고 본다면 이게 가장 최선의 카드.

그러나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 류제국은 올시즌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본인이 체력, 밸런스 문제 등으로 4일 휴식 후 등판을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잘 던질 수 있는데 본인이 싫다고 해서 응석을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양 감독도 류제국을 무리하게 등판시켜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류제국 뿐 아니라 다른 선발 요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지금 순위 경쟁을 벌이는 팀들은 무조건 '돌격, 앞으로'를 외쳐야 한다. 변칙 선수 기용과 작전도 불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정도 현실성이 있을 때 가능한 얘기다. 양 감독은 급한 상황 속 냉정한 판단을 했다.


그렇다면 왜 봉중근인가

왜 그동안 선발로 던지지 않았던 봉중근일까.

먼저 8월31일 롯데 자이언츠전. 당시 선발은 고졸 신인 유재유였다. 허프의 공백을 메울 카드. 양 감독은 이 때 엔트리에 있던 봉중근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결론은 유재유였다. 양 감독은 당시 "중근이가 3~4이닝 정도를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긴 이닝은 안된다고 봤을 때, 앞에서 2~3이닝이라도 끌어줄 투수가 있다면 뒤에 봉중근을 바로 준비시키는 1+1 작전을 생각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유재유가 1회부터 난조를 보이며 모든 계획이 꼬여버렸다. 씩씩한 성격이라 기대를 걸었지만, 중요한 경기가 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번 김문호를 삼진 처리하고, 2번 정 훈에게 불의의 사구를 허용했는데 주자가 출루한 후 손아섭-황재균을 상대하는 유재유의 모습에서 신인티가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전반기 5선발로 활약해주던 이준형도 최근 좋지 않다. 여기에 치열한 순위 경쟁 속 연패에 빠져있어 선발 투수들이 엄청난 중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대도 까다로운 넥센이다. 차라리 산전수전 다 겪은 봉중근이 선발로 경기 초반을 버텨주면 중반부터 투수들을 총동원해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물론, 봉중근이 긴 이닝 잘 던져주면 땡큐다.

프로야구 한 전문가는 "선발이 없을 때 3~4이닝을 책임져줄, 믿을 만한 선수가 있다면 그를 아예 선발로 투입시키느냐 아니면 두 번째 투수로 준비시키느냐는 감독의 성향 차이다. 어떤게 맞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작전이 성공하면 그게 맞는 것"이라고 했다. 일단 양 감독은 봉중근 카드를 가지고 두 경기, 다른 선택을 했다. 과연 봉중근이 위기의 LG를 구해낼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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