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홈런-5타점 최 정에게 무너졌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8-30 21:33


30일 SK전에 선발 등판한 KIA 고효준의 투구모습.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30일 KIA전에서 시즌 33~34호 연타석 홈런을 때린 KIA 최 정.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30일 SK 와이번스전을 앞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취재진을 만난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모자를 벗자 하얀 민머리가 나타났다. 김 감독은 "오늘 아침에 시원하게 머리카락을 밀었다. 더워서 그랬다. 다른 의미를 담은 건 아니다"며 웃었다. 아침저녁으로 찬기운이 도는 8월말에 더위 때문에 삭발할 이유는 없다. 피말리는 순위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심기일전하겠다는 의지표명일 것이다. 물론,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선수들에겐 '무언의 메시지'로 읽힐 것이다. 더구나 이날 상대는 4~5위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SK가 아니던가. 김 감독은 "오늘 SK 선발투수 김광현을 보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많이 온다는데, 아무래도 부담이 갈 것이다"며 슬쩍 농담을 얹어 미소를 보였다.

결승전같은 순위싸움의 맞수 대결. 승리의 웃음은 김용희 SK 감독이 가져갔다. 선발 김광현의 6이닝 3실점(7안타) 호투도 좋았지만, 중심 타자 최 정의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3번-3루수로 나선 최 정은 1회초 중월 2점 홈런을 터트리더니, 3회초 좌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달까지 팀 동료였던 KIA 선발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시즌 33~34호 홈런을 때렸다. 이번 시즌 2번째이고, 개인 통산 8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고효준의 빠른 공이 최 정의 배트를 이겨내지 못했다.

최 정은 1회초 1사 1루, 풀카운트에서 고효준이 던진 시속 147km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3회초에는 2사 1루, 볼카운트 2B에서 시속 143km,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낮은쪽에 걸친 직구를 걷어올렸다. 1회초 홈런은 선제, 3회초 홈런으로 2-2 균형을 깨트렸다. 지금같은 기세라면 40홈런까지 노려볼만 하다. 8월들어 홈런 10개를 쏟아냈다.


KIA 김주찬이 30일 SK전 1회말 김광현을 상대로 1점 홈런을 터트리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지난 7월 말 타이거즈로 이적한 고효준은 SK전에 첫 등판해 4회를 버티지 못했다. 3⅓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 옛 동료 최 정에 가로막혔다. 4회초 희생타로 주자 1명을 홈으로 불러들인 최 정은 5타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SK의 9대3 완승.

1회말 김주찬의 1점 홈런으로 따라간 KIA는 2회말 2-2 동점에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타자 신종길의 번트 모션을 보고 홈쪽으로 내달린 3루 주자 김호령이 주루사하면서 역전 찬스를 놓쳤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만한 상황전개였다. 4회초에는 3루수 이범호가 송구 실책으로 1점을 헌납했다.

KIA 김주찬은 1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김광현이 던진 슬라이더를 때려 우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시즌 18개를 넘어 시즌 개인 최다홈런이자, 17시즌-1402경기에서 뽑은 개인 통산 100번째 홈런이다.

이날 승리로 SK(승률 0.4876)는 KIA(0.4871)를 승차없이 승률차로 제쳤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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