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달째. 한화 이글스의 지루한 제자리 걸음이 반복되고 있다. 눈 앞에 '포스트시즌 진출 순위'가 보이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잡히지 않는 신기루같다. 4~5위권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화는 이제 39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https://sports.chosun.com/news2/html/2016/08/15/2016081501001533100118081.jpg) |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두산을 상대로 10대9 승리를 확정짓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30/ |
|
한화는 7월초 탈꼴찌에 성공하며 순위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지난 7월14일 잠실 LG전에서 승리를 따내고 7위에 올라섰다. 개막 후 3경기를 치른 시점(4월5일)에서 달성한 의미없는 7위 기록을 제외하면 사실상 시즌 처음으로 중위권 부근에 도달한 셈이다. 여기서부터 한화는 본격적으로 중위권 싸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목표는 일단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4~5위권이었다. 기세가 한창 오른 상황이라 머지않아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보였다.
그러나 이후 한 달째 지지부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 달째 7~8위권에서 맴돌기만 한다. 4~6위 팀들과의 승차가 제법 줄어든 적은 있었어도 뒤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밀려나지도 않았다. 좋은 면에서 보면 가능성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면에서 여지는 주지만, 결과는 늘 비극인 '희망고문'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나 15일 기준으로 한화가 이제 39경기 밖에 남겨두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39경기는 꽤 애매하다. 현재 4위 SK와 4경기차, 5위 KIA와 3경기차인 한화 입장에서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경기수다. 순위 역전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여유롭진 않다. 이 기간 안에 꽤 선전해야 한다. 최소한 SK나 KIA보다는 상당히 높은 승률을 만들어야 순위 역전이 가능하다. 5할대 승률 유지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 4~5위권으로 올라서려면 거의 6할대에 육박하는 성적이 필요하다. 시즌 막판 3~4경기차 역전은 그만큼 어렵다. 구체적으로는 최소 23승 이상은 따내야 한다.
결국 한화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 막판 상당히 타이트한 승부를 계속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이 힘겨운 싸움을 얼마나 잘 이겨내느냐에 가을잔치행 티켓이 걸렸다. 힘겨운 일정이지만, 희망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지난해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시즌 막판 팽팽한 순위 싸움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지 선수들이 알고 있다. 이 시기에는 화려함보다는 기본과 정석에 충실한 플레이가 절실하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고 오래 상승할 수 있다. 이미 김태균과 정근우, 이용규 송광민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그런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게다가 강력한 외인타자 로사리오와 하주석 양성우 등 새로운 얼굴들의 가세는 분명 희망요소다.
![](https://sports.chosun.com/news2/html/2016/08/15/2016081501001533100118082.jpg) |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로 등판한 한화 장민재가 힘차게 투구를 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7.06 |
|
또한 새로 합류할 전력들도 있다. 송은범과 장민재가 각각 어깨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서서히 복귀 시동을 건 상태라 8월안에 팀 마운드에 힘을 보탤 가능성은 거의 확실시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두 명의 핵심 투수 자원의 복귀는 상당한 힘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그런 행운이 없었다. 악전 고투 속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어난다. 지금 한화는 그 마지막 희망을 보고 뛰어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