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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새 외국인 투수로 파비오 카스티요를 영입한다고 했을 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150㎞를 중반대를 가볍게 찍는 빠른 공, 그러나 상대적으로 평균 이하인 변화구 구사력. 과연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낙관론과 회의론이 공존했다.
그리고 29일. 카스티요가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시즌 7번째로 등판했다. 올 시즌 처음 맞붙는 상대. 최근 페이스가 떨어졌다 해도 까다로운 타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결과는 4⅓이닝 9안타 6(5자책)실점. 4회까지 비교적 잘 던지다 5회 무너졌다. 선두 타자 류지혁은 삼진 처리했으나 3~5번 클린업 트리오를 넘지 못했다.
첫 실점은 3-0으로 앞선 2회였다. 2사 2,3루에서 김재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4회에는 야수 실책이 아쉬웠다. 1사 1,2루에서 김재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병살 플레이를 하던 과정에서 유격수 하주석이 1루에 악송구했다. 3-1로 이닝 교대가 됐어야 하는 상황이 3-2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이날 카스티요는 한국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으나 숙제가 더 많았다. 먼저 가능성.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는 인식을 확실히 하고 있는 듯 했다. 98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49개)와 변화구(40개) 비율을 정확히 1대1로 가져갔다. 구종별로는 슬라이더 27개, 체인지업 21개, 그간 던지지 않은 커브도 1개였다. 카스티요는 두산에서 가장 잘 맞고 있는 박건우가 타석에 서자 철저하게 변화구 위주 피칭을 하면서 3타수 무안타로 묶었다. 모두 땅볼이었다. 이런 투구 내용이라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반면 숙제도 산적하다. 역시 변화구와 관련된 내용인데, 좀 더 예리한 맛이 필요하다. 5회 허경민에게 내준 좌전 안타가 대표적이다. 그는 1사 만루 위기에서 2S를 먼저 잡았으나 3구째 슬라이더를 한 가운데로 던지며 적시타를 맞았다. 포수 차일목은 완전히 빠져 앉았으나 실투였다. 이런 공으로는 KBO리그 타자를 이길 수 없다. 특히 150㎞의 빠른 공을 갖고 있는 투수는 슬라이더가 비슷한 타이밍에서 타자 방망이가 걸린다. 더 낮게 던질 필요가 있다. 명확히 구분되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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