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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무리첫해 1위 김세현 "예상 못했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7-27 23:56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이 9대4 승리를 거둔 가운데 9회 등판해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한 넥센 김세현이 포수 박동원과 주먹을 맞대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27/

시즌을 앞두고 누구도 넥센 마무리 투수 김세현(29)이 시즌 중반이 넘도록 구원 1위를 질주할 지 예상못했다. 첫번째 이유는 꼴찌후보로 지목된 넥센이어서 세이브 기회조차 변변찮을 것으로 봤다. 3위로 돌풍의 핵이 된 넥센과 함께 김세현도 2승27세이브로 구원 1위다. 구원 2위는 22세이브의 이현승(두산).

27일 두산전에 앞서 김세현을 만났다. 김세현은 "난 운이 좋은 편이다. (손)승락이 형이 FA로 떠나고, 마무리가 빈 상태에서 나름대로 빠른 볼을 뿌리니 분에 넘치는 마무리 보직이 주어졌다. 시즌 개막에 앞서 형들이 '몇 세이브 하고싶냐'라고 물을 때 그냥 '20세이브 정도나 할 수 있을까'라고 했는데 목표는 이미 달성한 셈"이라며 웃는다.

지난해까지 김세현은 불펜에서 뛰었다. 갑작스런 마무리 보직이었지만 구위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번 해보자 싶었는데 지금까지는 순항중이다. 하지만 시즌이 깊어질수록 역시 마무리는 '극한 직업'이다. 김세현은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해도 그냥 생긴다. 책임감이 다르다. 박빙 리드상황에서 몸을 풀때부터 마무리는 마음 가짐이 다르다. 세이브 기회를 날리고 덕아웃으로 들어올 때는 동료들을 제대로 못본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마무리의 어려움은 또 있다. 마무리 투수가 집중하는 만큼 타자들도 집중한다. 김세현은 "마무리를 몇시즌 하면 타자들이 더 잘치는 경우가 많다. 구질파악 뿐만 아니라 1점, 2점을 얻는 상황이면 타자들도 집중력이 커지는 것 같다. 난 투피치(150㎞대 직구+슬라이더) 위주인데 볼이 맞아나가면 자꾸 엉뚱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겨내야 되는데 생각이 많아져 엉뚱한 구종을 던지다 낭패를 보기도 한다"고 말한다. 김세현은 선발로도 뛴 적이 있다. 직구, 슬라이더 외에 커브와 포크볼도 간혹 던진다. 담대하게 힘있는 직구로 밀어붙이려 해도 한두번 얻어맞으면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럴 때마다 후회가 커진다.

성과가 있다해서 과제가 없진 않다. 김세현은 "평균자책점(2.95)이나 승계주자 득점허용, 피안타율(0.298)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6차례 블론세이브는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타고투저가 일상으로 굳어진 KBO리그. 마무리 투수의 등판 시기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9회에서 8회 2사가 아니라 8회 1사나, 8회 시작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던지기도 한다. 불펜진에 피로가 쌓이면 심해진다.

김세현은 "아무래도 8회에 마운드에 오를 때는 위기 상황이 많다. 8회를 집중해서 막은 뒤 9회에 아쉬움을 남길 때가 많다. 계속해서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여름 무더위가 힘겹지만 그나마 버티는 이유는 코칭스태프의 배려 때문이다. 올시즌 3연투는 딱 한번이었다. 7월 1~3일 KIA전이었다. 사흘 동안 ⅔이닝, 1이닝, ⅔이닝을 던졌다.

김세현은 27일 두산전 9-4 리드에서 9회를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끝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닷새나 쉬어 컨디션 점검차 마운드에 올랐다.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넥센 마무리 김세현.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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