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듯 했던 불행의 구멍이 뜻밖의 행운으로 채워지는 듯 하다. 한 마디로 '전화위복'. 요즘 롯데 자이언츠가 겪고 있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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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표본이 적기 때문에 맥스웰의 실력을 속단할 순 없다. 맥스웰에 대한 다른 팀의 분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나면 위기를 겪게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데뷔전 이후 현재까지 맥스웰은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장타 욕심을 버리고 철저히 팀 배팅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해줘야 할 때 해주는' 유형의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맥스웰이 활약 덕분에 롯데는 23일 한화전까지 최근 4연승을 기록 중이다. 물론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뛰어났지만, 4연승의 과정에서 맥스웰이 해낸 역할이 매우 크다. 두 차례 강렬한 장면을 연출했다. 첫 번째는 지난 20일 KIA전이었다. 이날 맥스웰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한국 무대 첫 멀티히트와 멀티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3-5로 뒤진 8회말 1사 1루서 KIA 김광수의 133㎞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적시 3루타를 만들어냈다. 맥스웰의 1타점 적시 3루타는 롯데 타선의 각성을 이끌어냈다. 롯데는 이때부터 순식간에 6점을 뽑아내 역전승을 거뒀다. 연승의 출발점이었다.
롯데로서는 커다란 행운이다. 하지만 이 행운이 그냥 굴러들어온 건 아니다. 맥스웰은 롯데가 아두치를 퇴출하고 급하게 데려온 선수다. 보통 이런 식으로 시즌 중에 급하게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일단 빨리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선결 과제이기 때문에 기량을 파악하기에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 급한 김에 데려온 선수가 KBO리그 적응에 실패해 부진하면 팀에 더 큰 데미지가 남는다.
그래서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구단들은 미리부터 영입 대상 선수의 리스트를 착실히 마련해둔다. 당장 영입이 안되더라도 나중을 기약하거나 급할 때 바로 영입하기 위해서다. 롯데 역시 이런 준비 덕분에 기량이 안정적인 맥스웰을 금세 데려올 수 있었다. 맥스웰이 지금같은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롯데의 4위 탈환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미 맥스웰은 5경기만에 아두치로 인해 생긴 팀 전력의 약화와 팬들의 상실감을 지워버렸다. 이것만으로 맥스웰은 이미 '효자용병'이나 다름없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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