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미래 김지용-유강남, 실수 속에 성장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7-22 00:00


2016 프로야구 KBO리그 LG와 넥센의 경기가 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LG 김지용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4.22.

LG 트윈스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얻는 게 있어야 한다. 투수 김지용과 포수 유강남이 깨달은 바가 있으면 그 패배에도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LG는 21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팽팽한 승부 속에 8회말 무너지며 4대7로 무릎을 꿇었다. 이 경기를 잡으면 천적 넥센과의 후반기 첫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후반기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1승2패로 밀리며 주말 부담스러운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치르게 됐다.

승부처는 4-4로 맞서던 8회말. 좌완 진해수가 선두 고종욱에게 안타를 맞자 우완 필승조 김지용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지용은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김하성을 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하지만 윤석민과의 카운트 싸움에서 몰리며 고의4구, 그리고 폭투로 주자 2, 3루가 되자 대니 돈에게도 고의4구를 내줬다. 사실상 1점 승부에서 만루를 주고 홈에서 아웃을 시키거나 병살을 잡는 게 현실적이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통한의 2가지 실수가 나왔다.

첫 번째는 김민성과의 승부. 연속으로 몸쪽 슬라이더를 던졌다. 1B1S. 볼이 된 공도 로케이션이 나쁘지 않았다. 이 상황서 포수 유강남이 김민성의 몸쪽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김지용이 힘차게 직구를 뿌렸다. 그리고 탄식을 했다. 사구. 유강남은 평소 공격적인 리드를 하는 젊은 포수다. 여기서 몸쪽 승부를 하면 김민성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고, 1B2S의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김지용의 구위와 컨디션이라면 그 공이 들어올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수가 나왔다. 김지용은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투수지만, 아직 심장 떨리는 상황에서 자로 잰 듯하게 몸쪽으로 찔러넣지 못했다. 다음 타자 유재신을 삼진으로 잡을 때 바깥쪽 직구의 위력이 엄청났다. 베이스가 비어있었다면 모를까, 만루 상황서 극단적인 몸쪽 승부는 무리였다.

그래도 이 장면에서는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젊은 배터리가 과감하게 자신들의 야구를 보여주는 장면이었기 때문. 이런 뼈아픈 승부를 통해 다음 비슷한 상황에서 더 노련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공부가 됐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유강남이 3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5.29/
아쉬운 건 그 다음이었다. 삼진을 잡아 2사. 1점차라면 9회초 공격에서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 젊은 배터리의 긴장이 풀어졌다. 김지용이 박동원을 상대로 초구를 던졌는데, 밋밋한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높게 몰렸다. 노림수가 있는 박동원이 시원하게 받아쳤다. 2타점 2루타. LG는 여기서 경기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김지용과 유강남이 끝까지 긴장을 풀면 안됐다. 두 사람은 이 장면을 두고두고 잊으면 안된다. 프로는 한순간 방심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김지용은 올시즌 흔들리는 LG 불펜의 새로운 희망이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일품이고 직구 구위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김지용 투입 시점을 보면 양상문 감독이 그를 신뢰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오른다. 유강남은 LG의 10년을 책임질 포수 유망주라고 한다. 파이팅 넘치고 방망이도 잘 친다. 하지만 포수는 수비와 투수 리드가 우선. 아직은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


LG의 두 미래가 자신들 때문에 팀이 패했다는 자책보다, 이 경험을 통해 향후 1승을 넘어 10승을 책임질 수 잇는 선수로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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