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7위', 한화 반전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7-14 22:37


바닥에서 허덕이던 독수리 군단이 비상을 시작했다. '10위→7위', 한화 이글스의 반전 드라마가 시작을 알렸다.


2016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송은범이 LG트윈스 타선을 향해 역투하고 있다. 한화 카스티요가 LG를 상대로 7대5 승리를 확정짓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13/
한화가 전반기를 끝내 7위로 마감했다. 험난했던 전반기의 해피엔딩이자 후반기 대반격의 신호탄이다. 한화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대4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2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질긴 'LG전 징크스' 졸업을 알렸다. 또한 이날 승리로 시즌 34승44패3무를 기록하게 된 한화는 LG(34승45패1무)를 0.5경기차로 밀어내고 올 시즌 처음으로 7위 고지에 올라섰다.

이날 한화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좌완 투수 에릭 서캠프를 선발로 투입했다. 지난 9일에 입국한 서캠프는 KBO리그 데뷔전을 준수하게 치러냈다. 1회는 낯선 스트라이크존에 당황한 듯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려 21구를 던졌지만, 2회부터는 자신의 장점인 제구력을 앞세운 피칭을 보여줬다. 결국 4⅓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져 5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서캠프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4/
4회까지는 무실점으로 깔끔히 막았다. 그러나 5회말에 급격히 흔들렸다. 8번 유강남부터 연속 3안타를 얻어맞으며 첫 실점을 했다. 그나마 정주현이 2루에서 오버런하다 태그아웃되며 아웃카운트를 1개 잡아낸 게 위안이었다. 이제 2아웃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과감한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이미 서캠프가 LG 타자들에게 파악된데다 4점차 리드가 더 좁혀지면 경기 후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듯 하다. 서캠프가 굳이 승리요건을 갖춘다고 해도 추가실점을 하면 경기 후반 동점이나 역전을 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러면 승리도 날아간다. 더불어 서캠프가 한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투구 공백이 길었고, 컨디션 조절이 더 필요한 점도 69구 시점에 교체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어차피 전반기 마지막 경기다. 불펜을 전부 투입할 수 있다. 쓸 카드는 많았다.

서캠프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서캠프는 경기 후 "긴장을 안 할줄 알았는데, 1회에는 긴장이 됐다"면서 "3주 만에 경기에 나와서 던졌는데 투구에 만족한다. 또 감독님의 교체 결정이 팀을 위한 것이었기에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한화가 LG를 7-4로 꺾고 단독 7위로 점프했다. 승리 후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4/
마운드의 초반 안정속에 타선이 일찍 터졌다. 1회1사 1, 2루에서 김태균이 2타점짜리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2회에는 2사 1, 2루에서 이용규와 송광민의 연속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4회에도 선두타자 강경학의 3루타와 정근우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그러나 LG가 서캠프의 난조를 틈 타 5회말 2점을 따라붙었다. 5회에 5-2 스코어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 여기서 결정적인 쐐기홈런포가 나왔다. 정근우가 6회초 솔로홈런을 날렸고, 7회에는 로사리오도 솔로홈런을 쳐 LG의 기를 꺾었다. 이 덕분에 한화는 9회말 2점을 허용하면서도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한화는 불과 지난 6일까지만 해도 10위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리그 최하위 탈출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상승 무드를 이어갔다. 6일부터 치른 8경기에서 6승1무1패를 기록하며 결국 전반기를 7위로 끝냈다. 이 기세는 후반기에 더욱 타오를 가능성이 크다. 후반기는 한화의 반전 드라마가 흥미롭게 펼쳐질 듯 하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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