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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을 어렵게 끌어올렸더니 다른 한쪽이 제어기능을 잃어버린 듯 하다. 지난해는 허약한 타선이 발목을 잡았는데, 올해는 마운드, 그 중에서 불펜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투타 불균형, 올해 끊임없이 KIA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심란하게 하는 숙제다.
그런데 커튼을 젖혀보니 완전히 딴 세상이다. 7월 9일 현재 팀 타율 2할8푼8리. 리그 평균 2할8푼7리를 넘어, 두산 베어스(0.300) 롯데 자이언츠(0.294) NC 다이노스(0.292) 넥센 히어로즈(0.289)와 함께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화력은 리그 최강급이다. 9일까지 91홈런을 때려 SK 와이번스(106개)에 이어 2위. OPS(장타율+출루율)는 0.817로 두산(0.844) NC(0,833) 다음이다. 공격력만큼은 두산 NC 넥센 등 최상위권 팀에 뒤질 게 없는 타이거즈다. 김주찬을 비롯해 이범호 서동욱 필 나지완 김호령이 규정타석을 채우고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팀 타격 사이클에 따른 편차는 있다. 시즌 초중반에는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할 때마다 빈타에 허덕였다. 응집력이 아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타이거즈 공격력을 쉽게 보는 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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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반까지 좋은 흐름으로 가다가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내주는 경기가 많다. 임시 선발 임기준이 등판한 9일 잠실 두산전. 일찌감치 불펜이 가동됐는데, 4-2로 앞선 6회 한승혁이 3실점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지난 3일 히어로즈전 때는 필승조의 일원인 심동섭, 마무리 임창용이 잇따라 무너져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전도 불펜이 9회 4실점하며 9-9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결승점을 내줬다. 돌아보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늘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긴 어렵다고 해도, 현재 타이거즈 불펜은 불안정한 요소가 너무 많다.
지난해는 달랐다.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이 4.86이었는데, 구원진은 4.73으로 더 좋았다. 불펜만 떼놓고 보면 삼성(4.66) SK(4.57) NC(4.50)과 함께 최강이었다. 미국에서 돌아온 마무리 윤석민, 베테랑 최영필 김광수 등이 불펜의 주축 투수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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