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상전벽해 KIA 타선, 발목잡는 불펜 난조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7-10 08:52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마무리 임창용이 두산 타선을 향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09/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김호령이 9회초 무사 1루에서 동점 투런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09/

한쪽을 어렵게 끌어올렸더니 다른 한쪽이 제어기능을 잃어버린 듯 하다. 지난해는 허약한 타선이 발목을 잡았는데, 올해는 마운드, 그 중에서 불펜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투타 불균형, 올해 끊임없이 KIA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심란하게 하는 숙제다.

지난해 팀 타율 2할5푼1리-136홈런. KBO리그 10개 팀 중 타율 꼴찌, 홈런 7위에 그쳤다. 리그 전체 타율 2할8푼에 무려 3푼이 떨어졌고, 2할5푼대 팀 타율은 KIA가 유일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브렛 필과 이범호, 둘 뿐이었다. 주축타자 나지완은 최악의 부진으로 바닥을 헤맸고, 김주찬은 부상으로 1~2군을 오르내렸다. 김호령 박찬호 강한울 등 저연차 선수들은 존재감이 떨어지는 타격으로 '아웃카운트 제조기' 애기를 들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타이거즈 타선 뒤를 비웃음이 따라다녔다.

KBO리그 최고의 타격 지도자로 꼽히는 박흥식 타격코치는 시즌 내내 속을 끓으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겨울 외부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도 타선이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커튼을 젖혀보니 완전히 딴 세상이다. 7월 9일 현재 팀 타율 2할8푼8리. 리그 평균 2할8푼7리를 넘어, 두산 베어스(0.300) 롯데 자이언츠(0.294) NC 다이노스(0.292) 넥센 히어로즈(0.289)와 함께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화력은 리그 최강급이다. 9일까지 91홈런을 때려 SK 와이번스(106개)에 이어 2위. OPS(장타율+출루율)는 0.817로 두산(0.844) NC(0,833) 다음이다. 공격력만큼은 두산 NC 넥센 등 최상위권 팀에 뒤질 게 없는 타이거즈다. 김주찬을 비롯해 이범호 서동욱 필 나지완 김호령이 규정타석을 채우고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팀 타격 사이클에 따른 편차는 있다. 시즌 초중반에는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할 때마다 빈타에 허덕였다. 응집력이 아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타이거즈 공격력을 쉽게 보는 팀은 없다.

불펜 사정은 전혀 다르다. 7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이 4.99인데, 선발과 구원진의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난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67(리그평균 5.15)이고, 불펜진은 5.52(리그평균 5.07)를 기록하고 있다.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이 롯데(5.73) 삼성(5.72)과 함께 리그 최하위권이다. 올시즌 중간계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타이거즈의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임기준이 두산3회말 1,2루에서 김재환이게 볼넷을 내주고 물러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7.09/
투로 나선 투수가 총 19명.

경기 중반까지 좋은 흐름으로 가다가 불펜 난조로 승리를 내주는 경기가 많다. 임시 선발 임기준이 등판한 9일 잠실 두산전. 일찌감치 불펜이 가동됐는데, 4-2로 앞선 6회 한승혁이 3실점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지난 3일 히어로즈전 때는 필승조의 일원인 심동섭, 마무리 임창용이 잇따라 무너져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전도 불펜이 9회 4실점하며 9-9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결승점을 내줬다. 돌아보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늘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긴 어렵다고 해도, 현재 타이거즈 불펜은 불안정한 요소가 너무 많다.

지난해는 달랐다.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이 4.86이었는데, 구원진은 4.73으로 더 좋았다. 불펜만 떼놓고 보면 삼성(4.66) SK(4.57) NC(4.50)과 함께 최강이었다. 미국에서 돌아온 마무리 윤석민, 베테랑 최영필 김광수 등이 불펜의 주축 투수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