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떨리지 않았는데…아쉽습니다."
만약, 6일 경기를 했다면 7일 LG의 선발은 누구였을까. LG는 깜짝 카드를 준비중이었다. 그 주인공은 고졸 신인 유재유. 충암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뽑힌 우완 유망주다. 지난 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고, 3일 SK전에서는 첫 1군 등판 경험도 했다. 당시 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1군 콜업, 그리고 야간 경기에서의 실전 투구. 사실 양상문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가 치밀하게 준비한 결과였다. 7일 삼성전에 선발로 투입시키기 위해 조기에 1군 경기 분위기를 익히고, 야간 경기 감을 잡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비로 인해 유재유의 생애 첫 선발 등판 기회는 날아가고 말았다. 신예 선수들이 갑자기 구멍난 선발 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입 결정이 됐다, 비로 그 기회를 잃으면 그 천금의 기회가 언제 다시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새내기.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게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다음에 또 기회가 오겠죠"라고 말하며 쭈뼛거리더니 이내 곧 "솔직히 아쉽긴 하네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유재유는 1군 생활에 대해 "재활군에 있을 때부터 1군에서 내려오신 선배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꿈에 그리던 이 곳에 오니 모든 게 너무 재미있다. 선배님들께서 먼저 친근하게 말도 걸어주시고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유재유는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코치님들께서 유연성은 좋다고 말씀해주신다. 그 외에 내 스스로 말하기에는 조심스럽고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SK전 첫 투구를 해보니 후회가 많이 남았다. 그냥 나도 모르게 공을 던지기만 했다. 여유가 전혀 없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면 결과를 떠나 내가 가진 공을 잘 던져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과연 유재유가 LG의 선발투수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날은 언제가 될까.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