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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날린 LG 고졸 신인 유재유의 선발 데뷔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7-06 19:01


2016 프로야구 SK와 LG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LG 유재유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03.

"떨리지 않았는데…아쉽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6일 대구 경기는 비로 인해 취소됐다. 삼성과 LG 모두 이어지는 7일 경기 선발로 6일 출격 예정이었던 차우찬-스캇 코프랜드를 그대로 내세우기로 했다.

LG 입장에서는 단비. 3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한타임 쉬는 게 좋았다. 여기에 구멍난 선발 한 자리가 자연히 메워졌다. LG는 6일 코프랜드가 던졌다면 7일 선발 자리가 비워져 있었다. 하지만 코프랜드가 하루 밀리며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 헨리 소사-류제국-우규민이 나설 수 있게 됐다.

만약, 6일 경기를 했다면 7일 LG의 선발은 누구였을까. LG는 깜짝 카드를 준비중이었다. 그 주인공은 고졸 신인 유재유. 충암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뽑힌 우완 유망주다. 지난 1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고, 3일 SK전에서는 첫 1군 등판 경험도 했다. 당시 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1군 콜업, 그리고 야간 경기에서의 실전 투구. 사실 양상문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가 치밀하게 준비한 결과였다. 7일 삼성전에 선발로 투입시키기 위해 조기에 1군 경기 분위기를 익히고, 야간 경기 감을 잡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비로 인해 유재유의 생애 첫 선발 등판 기회는 날아가고 말았다. 신예 선수들이 갑자기 구멍난 선발 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입 결정이 됐다, 비로 그 기회를 잃으면 그 천금의 기회가 언제 다시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취소 결정이 내려진 후 만난 유재유는 "선발 통보는 어제 받았다. 강상수 코치님께서 '네가 선발로 나간다'고 말씀하실 때 '어? 정말?' 이런 생각이 들며 멍했다. 사실 1군에 처음 콜업됐을 때 그냥 분위기를 익히라고 기회를 주시는 것으로 알았다. 선발 등판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크게 떨리지는 않았다. SK전에 처음 던질 때도 몸은 조금 긴장됐지만, 내 마음은 의외로 크게 긴장되는 느낌이 아니었다. 그래서 삼성전 선발로 나서도 열심히, 자신있게 던지려 했다"고 밝혔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새내기.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게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다음에 또 기회가 오겠죠"라고 말하며 쭈뼛거리더니 이내 곧 "솔직히 아쉽긴 하네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유재유는 1군 생활에 대해 "재활군에 있을 때부터 1군에서 내려오신 선배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꿈에 그리던 이 곳에 오니 모든 게 너무 재미있다. 선배님들께서 먼저 친근하게 말도 걸어주시고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유재유는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코치님들께서 유연성은 좋다고 말씀해주신다. 그 외에 내 스스로 말하기에는 조심스럽고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SK전 첫 투구를 해보니 후회가 많이 남았다. 그냥 나도 모르게 공을 던지기만 했다. 여유가 전혀 없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면 결과를 떠나 내가 가진 공을 잘 던져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과연 유재유가 LG의 선발투수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날은 언제가 될까.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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